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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방송중] 보라매 공원 나무를 도와주세요!

보라매 공원 나무를 도와주세요!

 

올 해 초 김미라 대표에게 연락이 왔다. 보라매 공원의 미루나무가 기우는 등 이상한 증세를 보이고 있어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그날 오후, 나무가 잘려 나갔다며 나무 밑둥만 남아있는 사진을 보내주었다. 주민들이 아끼던 나무였지만 조사도 안 해보고 사전 공지도 없이 나무를 베어버린 것이다. 동작맘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야겠다싶어엄마는 방송중에 초대하게 되었다.


글 | 김은제(소녀주부)

사진 | 김미라 대표

 

엄마는 방송중 209회 유튜브 영상 다시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KytIl0o44UY 


보라매공원에서 보초를 서는 맘들


대방중 학생들이 보라매 공원에서 숲 해설을 하고 있는 모습


보초맘은 2015년 보라매 초등학생 엄마 세 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스무명이 활동 중이다. 보라매 초등 학교 1학년 엄마들의 산책모임이었지만, 지금은 보라매 공원을 지키는 엄마들이 되었다. 보라매 공원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 기록도 하고 나무를 관찰하고 이름표도 붙여주었다고 한다. 2017년에는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에도 참여하고 2018년에도 대방중학교 학생들이 직접 그린 보라매공원-와우산 생태지도를 만들고바이오블리츠활동을 통해 전문가와 함께 보라매 공원 생물에 대해 아이들과 같이 공부도 했다고.


생태 텃밭에서 수확한 작물들

 

이듬 해인 2019년에는 2018년 경험을 바탕으로 중학생 아이들이 초등학생이나 학부모 대상으로 생태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올해 초 보라매초에서 생태텃밭을 가꾸고 제로웨이스트 수업도 진행하고 공원모니터링 등 자녀 간의 친분과 상관없이 보라매 공원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끊임없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도 제로웨이스트 수업을 진행했다
 


누구 마음대로 나무를 자르나요

처음 미루나무가 베어졌을 때를 이야기하는 김미라 대표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공원에 큰 미루나무가 있어요. 그 나무를 베신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이 말이 무색하게 며칠 후 나무가 베어졌다. 베어진 미루나무 말고도 공원입구의 커다란 느티나무들은 경전철 공사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공사장 펜스 쪽의 나뭇가지 들은 무참하게 잘려져 있는데 아마도 공사 과정에 걸리적 거려서겠지만, 잘라진 나무 단면에서부터 감염이 될 위험도 있다고 한다. 각 나무의 특성에 맞게 관리해야하고 만약 나무 상태가 이상하다면 원인을 알아보고 노력을 해야하는데, 아무래도 매뉴얼이 없다 보니 일률적으로 나무를 송두리 채 베고, 가지를 무자비하게 잘라 내고 있다.

 

앞으로 또 숲이 사라질 수 있다

보라매 공원 내 동작구 시설공단 자리에 보라매병원 호흡기센터가 들어온다고 한다. 보초맘은 그 숲을 지키려고 그곳에 있는 나무를 조사하고 있다. 거기에는 나무 들만 40여 종이 있다. 어쩔 수 없이 센터를 세워야 한다면 나무들의 이주와 보전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줘야 한다고 말한다. 거기에 살고 있는 오래된 나무와 생물 들은 그곳에 적응하여 잘 살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가 끝나면 새로운 나무를 심겠지만, 이미 그곳에 만들어진 생태를 보전하고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보초맘이 사진도 찍고 기록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으로도 나무 40여 종을 최대한 지키기 위해 나무 지킴이 활동을 시작으로 데이터를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라고 한다.


보초맘과 함께하는 나무지킴이 활동
 


우리 모두의 숲과 나무입니다

도심에서 아이들을 비롯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자연과 숲은 집 앞, 길거리, 공원에 있는 나무들이다. 보초맘들은 사람들에게 주변의 공원, 집 앞, 길가 나무에게 관심을 가져 달라고 부탁했다. 나무를 관찰하면서 아파 보이는 나무는 관리사무소에 문의도 하고 나무가 잘려 나가지 못하게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겠지만 쉽지 않은 것도 알고 있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사람에게는 인권, 생명에게는 생명권, 나무에게는 나무권이 있다. 가까이 있는 자연과 숲은 공원밖에 없다. 적어도 등하교길, 집 앞에 있는 나무에 애정을 가져보자. 이 나무의 이름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엄마는 방송중에 출연한 보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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