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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전환] 어느 대학생의 텃밭 이야기

어느 대학생의 텃밭 이야기

안녕하세요, ‘푸실이라는 밭에서 친구들과 농사 짓는 보배입니다. 감사하게도 동작맘에서 지면을 내어 주셔서, 푸실에 대해 소개하고 생태적 삶에 관심 갖게 된 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글·사진 | 백지현(보배)

 

푸실: 풀이 우거진 밭

푸실은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순환 텃밭이자 텃밭 정원입니다. 푸실을 가꾸는 저를 포함한 친구들은 전업 농부는 아닙니다. 각자의 일을 하면서 농사를 겸합니다. 그렇기에 각자의 상황이나 체력에 맞게 할 수 있는 만큼/하고 싶은 만큼 밭을 가꿉니다.





밭에 심는 것은 다양합니다. 작물, , 관목 등을 키웁니다. 대부분 씨앗 나눔을 통해 얻은 토종씨를 파종합니다. 밭 중앙에는 원형 두둑을 만들어 꽃밭을 만들었습니다. 올 상반기에는 잎채소류를 비롯해 옥수수, 고추, 감자, 고구마, , , 생강, 마늘, , 호밀, 보리, 해바라기, 수레국화, 접시꽃, 당근, 호박, 수세 미, 목화, 허브 등을 심었고 하반기에는 배추, , 쪽파, 감자, 아욱, 시금치, , 메밀 등을 심었습니다. 푸실은 비닐멀칭을 하지 않고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제로웨이스트 농사를 지향한다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비닐 대신 풀로 흙을 덮어 수분을 유지하고 풀의 성장을 조절합니다. 화학 비료 대신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모읍니다. 그래서 흙에서 난 것이 흙으로 돌아가는 순환 자연농을 실천합니다. 또한 농사에 수도나 전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빗물을 받아 사용하고, 농기계 없이 인력으로 땅을 경작합니다.

 

농사를 시작한 계기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열망으로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학창 시절, 학생에게 기대하는 모습으로 착실하게 살고 대학에 왔던 것은 성인이 되면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볼 생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막상 대학생이 된 후에도 계속 어딘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누군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꼈습니다.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하는 것이 우선되는 상황이 십 대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아 불만이었습니다. 자유로울 방법은 자급 자족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생각에 비해 너무 많은 타인의 노동을 소비하며 산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먹고 사용할 것은 스스로 생산하고 싶어졌습니다. 더 솔직하게 말해보자면 무엇이 제인지 혼란스러웠습니다(지금도 여전히 혼란스럽습니다). 삶의 전환을 맞고 싶어 선택한 방법이 흙을 만지는 것이었습니다. 어린이일적 주말농장과 생태 유치원에서의 경험이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전환

농사가 직접적인 전환으로 작용했는지는 잘 모르겠 습니다. 여전히 저는 학업과 농사와 생계유지를 병행하면서 진로를 고민하는 중이고, 저에 대해 알아가는 중입니다. 전과 다른 새로운 고민과 질문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삶의 전환이라면 전환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상상해보지 못한 세계를 만나고 있습니다. 함께 농사짓는 친구들이 없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세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농사란 힘들고 재미있는 놀이, 생존 수단, 치료, 자극입니다.

앞으로 제 삶이 또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지만, 일단 이번 겨울에는 푸실에서 키운 작물들로 친구들과 김장을 해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보배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ackbaobei/


푸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ulpus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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