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마음 처방전_맘고리즘을 아시나요?
<엄마마음 처방전>
맘고리즘*을 아시나요?
*출산 육아 직장 부모에게 돌봄 위탁 퇴사 경력단절 자녀결혼 손자출산 황혼육아… 결국 돌봄의 노동 (출처:엄마의 생애주기 맘고리즘, 웹툰작가 이은영)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된 후 나의 지분은 분할되었다. 누구의 엄마 50%, 누구의 아내 30%, 자신 10%, 어 느 집 며느리 5%, 누구의 딸 5%! 그에 따라 내 능력 도 시간도 돈도 나만 위해 사용할 수 없는 공용품이 되었다. 가족 뜻에 따라 취업을 포기하고 전업주부를 선택한 동작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정리 | 만두호빵•권지현(상도동)
두 아이 엄마 A: 취업 포기하고 육아와 살림하는 저에게 토닥토닥해주세요~
최근 6살과 9살, 두 아이의 심리검사를 했다. 아이들 모두 엄마가 옆에서 돌보는 것이 가장 좋은 처방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한참 을 고민하다가 지난 7월 직장 생활을 그만 두고 육아와 살림만 하는 전업주부가 되었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최고의 행복이다. 그러나 한 사람 덜 버니 가정 경제가 팍팍해진 것도 현실이고 해도해도 티 안 나는 살림을 하면서 자괴감 이 밀려오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다시 일 할 수 있는 좋은 기 회가 생겼다. 회사는 미래가 촉망되는 IT기업. 위치는 집에서 걸어서 10분 안팎인 거리. 업무는 내가 아이를 낳기 전에 했던 홍보마케팅. 대표는 나의 경력과 능력을 인정해 주 었고 하는 말 모두를 공감해 주었다. 근무 시간이나 조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맞춰 주겠다고 했다. 이제 마흔이 넘은 나이에 나를 인정해 주는 CEO를 만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번 기회를 잡고 싶어졌다. 그러나 가족들이 반대했다. 자녀들이 엄마가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며 재취업을 반대했다. 신랑은 더욱 확고하게 ‘안된다!’고 했다. ‘아이들 걱정에 직장을 그만둔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일을 시작하냐?’ 며 ‘아이들도 이제 겨우 안정을 찾고 자기 또한 지금이 더 좋다.’는 것이다.
사실 맞는 말이다. 내가 직장에 다닐 때와 지금의 아이들은 많이 변했다. 불안감도 우울감도 확실하게 줄어들었고 표현하는 것도 많이 당당해졌다. 매일 밖에서 저녁을 먹던 남편도 이제 집에서 저녁을 먹을 때가 많으니 집이 더 편해진 것이다. 잘하는 것은 없지만 나 하나 집에 있는 것으로 가족들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다. 이런 가족의 평화를 깨고 싶지 않아 취업을 포기하고 내 마음대로 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 현실이 나에게 너무 아팠다.
<동작MOM>토닥토닥: 바뀐 상황에 맞게 생각하면 더 행복한 미래를 만들 수도
결혼하지 않았다면 ‘나’의 행복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다면 ‘나’라는 개념보다 가족이라는 개념을 우선 생각하고 가족의 행복을 위 해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 이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을 위해 ‘나 혼자 행복하자고 바람을 피우는 배우자’, ‘나만을 위해 돈을 쓰는 배우자’, ‘화나는 일이 있 다고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 우리는 이런 사람들에게 ‘차라리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지’ 라는 말을 한다. 결혼을 하고 나 혼자만을 위해 살아간다면 다른 가족은 힘 들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물론 나를 버 리고 가족을 위하라는 것이 아니다. 나 또한 가족의 구성원임을 잊으면 안 된다. 좋은 기회가 찾아왔을 때, 단지 가족의 반대로 일을 할 수 없다면 정말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아이들 심리적인 문제로 전 직장을 그만두고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다시 취업을 해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알기에 가족을 끝까지 설득하기보다 취업을 포기한 것 같다. 맞벌이를 하며 아이를 돌보는 워킹맘도 대단하지만, 아이를 전적으로 케어하고 가족과 살림을 알뜰살뜰 챙기는 전업주부 또한 훌륭하다. 아이들에게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취업은 잠시 보류하고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 속 에서 행복을 찾아보자. 또 지금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생각한다면 어떨까? 엄마라는 이름으로 제2의 직업을 찾아 승승장구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작MOM> 매거진 창간호에 ‘엘리’님은 리본 소모임을 통해 리본 아트 강사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 ‘좋은**’님은 최근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어린이 집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 또한 다양 한 자격증을 취득하여 ‘방과후 선생님’으로 활동한 경우이다. ‘상황이 안 되는 경우라면 생각을 바꾸자.’ 안 되는 상황을 부여잡고 스스로 비운의 주인공이 될 필요는 없다. 원하는 것이 딱 이루어지는 것이 상책이지만 차선책도 있다. 나도 가족의 구성원이다. 내 가 행복해야 내 가족들이 행복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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