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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동작구_도심 속 골목의 정취가 살아있는 동네, 흑석동

<우리동네 동작구>

도심 속 골목의 정취가 살아있는 동네, 흑석동


흑석동은 나의 결혼생활과 딸아이의 인생이 진행 중인,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 동네다. 동네가 번화한 곳은 아니었지만 올림픽대로도 가깝고 동작대교와 한강대교 사이에 위치해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여러 학교와 대학병원이 위치해 있어 10년 가까이 불편없이 살았다. 최근 재개발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흑석동을 소개하려 한다.

글 | 사진 소녀주부•김은제(흑석동)



과천군에서 동작구로 되기까지


1998년 중앙대에서 바라본 흑석동 전경 (서울시 자료)
흑석동(黑石洞)이라는 이름은 과거 이 지역에서 검은색 돌이 많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지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전에는 흑석동이 동작구 소속이 아니었다. 조선시대에는 과천군이었다가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시흥군(1914)으로, 영등포구(1936)에 서 관악구(1973)로, 마침내 1980년이 되어서야 동작구로 이관 되었다. 흑석동이 서울시로 편입되기 전에는 흑석 시장 입구에서 중대 부중으로 가는길 근처에 공동묘지도 있었는데 이곳에는 옛날 본동, 노량진동, 상도동, 그리고 흑석동 주민들이 묘를 썼다고 한다. 광복 이전에는 ‘검은돌시장’이라 하여 지금 명수대 현대 아파트 맞은편에서 효사정쪽으로 시장이 있었는데 광복 직후에 길 안쪽으로 밀려 지금의 흑석 시장자리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흑석동 아파트들의 이름에는 명수대라는 이름 이 쓰인 곳이 있는데 1920년대 일본인 부자였던 목하영(木下榮)이란 사람이 서달산 꼭대기에 별장을 짓고 놀이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맑은 한강물이 유유히 흐르는 경치 좋은 곳이라 하여 명수대란 이름을 붙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흑석시장 입구 각종 부침개를 파는 곳

<안녕 자두야>의 배경이 된 동네

흑석동의 1978년 ~ 1980년대 모습은 내 딸아이가 좋아하는 <안녕 자두야1>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동네 친구들과 골목 골 목을 누비며 다니는 자두와 학교 앞에서 불량식품을 사먹는 아이들, 마당에서 전을 부치는 엄마의 모습... 실제로 흑석동에 살았던 작가 이빈의 어릴적 추억을 각색하여 만들어서인지 지금도 만화 속의 느낌을 찾아볼 수 있는 것 같다. 흑석역이 생기기 이전에는 근처에 지하철은 상도역과 동작역 뿐이라 걸어서 오거나 마을버스를 타고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높은 건물도 없이 기와집과 슬레이트 지붕집이 산자락을 타고 가득 있던 동네였다고 한다. 2005년에 흑석동 뉴타운이 지정되면서 9호선 흑석역이 들어오고 지금은 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신호등이 고장난거 아니었어?

얼마 전에 볼일이 있어 친정엄마에게 아이를 맡기는 일이 있 었다. 흑석역에서 내려와 중앙대 병원 맞은편에서 마을버스를 탔던 엄마는 나에게 “얘, 어떻게 신호등이 다 고장났니?”라며 근처 횡단보도에서 당황했던 일을 이야기해 주셨다. 사실 그 근처 8개가 넘는 횡단보도들의 신호등들은 고장난게 아니라 다 꺼져있다. 도로가 좁은데 출퇴근 시간에 교통량이 많아 차 가 너무 많이 밀려 실시한 조치라고 한다. 차들은 사람이 오면 멈추고 사람들은 차가 오면 기다리면 된다. 생각보다 사고 가 많이 일어나지는 않지만 나중에 도로를 정비하고 나면 다 시 신호등을 작동시킬 것이라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엄청 오래 걸릴 것 같다.

옆반포? 금석동? 흑리단길?

내가 결혼할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흑석동이 어디 있는지 잘 몰랐었다. 고소영과 장동건 커플의 신혼집을 차린 곳으로 설명하면 사람들이 ‘아~거기?’라고 했으니까. 결혼 전에 친정이명동이고 회사가 서초동이라 그 사이에 너무 비싸지 않은 곳으로 찾다보니 흑석동에 자리잡게 되었다. (물론 지금은 비싼 곳이 되었다.) 뒤로는 서달산, 앞으로는 한강이 흘러 풍수지리 학적으로 명당이라고 하는 배산임수 지역이라서 그런지 바로 옆에는 국립현충원도 자리잡고 있다. 흑석역이 생기기 이전에는 근처에 지하철은 상도역과 동작역 뿐이라 걸어서 오거나 마을버스를 타고 들어와야 하기 때문 에 높은 건물도 없이 기와집과 슬레이트 지붕집이 산자락을 타고 가득 있던 동네였다고 한다. 2005년에 흑석동 뉴타운이 지정되면서 9호선 흑석역이 들어오고 재개발의 중심에 있게 되었다. 

반포지역에서 가까워서 <옆반포>, 고층의 아파트들이 들어서 며 집값이 오르자 <금석동>(金石洞), 골목길을 따라 맛집이 생기면서 <흑리단길>이 생기는 등 별명도 많이 생기고 오고 가는 사람과 차도 늘어났다. 하지만 아직도 곳곳에 보면 어릴 때 살던 동네를 떠올릴 수 있는 집들도 있다. 그 시절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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