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교육 후기] 성교육 Talk! Talk!
어디에서도 묻지 못하고 인터넷을 찾아보면 헛갈리기만 했던 아이들 성교육. 성평등 교육 매 강의마다 쏟아졌던 다양한 질문들과 핵심 답변들만 쏙쏙 골라서 정리 해 봤다. 더 자세한 이야기들은 본 강의를 보시길.
에디터 | 소녀주부•김은제
Q 7세 남아와 4세 여아를 키우고 있어요. 오빠와 주변 영향을 받아서 집에 있는 딸아이 놀잇감은 로봇 장난감 뿐 입니다. 그래도 여자라서 본능적으로 여자 아이들의 옷, 예쁜 것들을 좋아하는 걸 보면 어린 아이들도 여성성, 남성성을 타고 나는 것 같은데 괜찮은 거겠죠?
A 아이가 여성성과 남성성을 분리한다면 이미 사회화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 아이의 놀잇감을 억지로 바꾸기 보다는 다양한 선택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핑크색을 좋아하는 여자아이라면 아이가 특정 스타일을 입었을 때 주변 반응이 어땠는지 주의깊게 살펴보시고 혹시나 아이 주변 환경이 성차별적이지는 않은지 확인을 해 보시길 권합니다.
Q 아이가 자신의 몸이 뚱뚱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자신감도 없고 다른 사람에게 자기가 뚱뚱하다고 이야기하는걸 들으면 너무 속상해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A 만약 외모에 대해 부정적인 표현을 들을 때 보호자가 옆에 있는 상황이라면 “아이에게 불편하게 들릴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상대방에게 말해 주거나 평소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충분히 자기 몸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이 평가하는 말을 듣더라고 상처나 영향을 적게 받게 되고 스스로 방어막을 구축하게 됩니다.
Tip 아이와 시간을 내여 자기 몸에 대하여 서로 이야기해본다. 팔, 다리, 어깨 등 신체 부위를 설명하게 한다. 아이가 몸에 대해 어떤 느낌인지 다양하게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이 때 각 신체부위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 서로 생각을 나누고 그 역할을 잘하고 있다면 충분하다고 이야기해주고 기능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보완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
Q 저희 집은 대가족이 같이 사는데 11세 첫 딸은 물론 6세 둘째 딸도 할아버지 앞에서 옷 갈아입는 것을 꺼립니다. 목욕하고 나와서 자기 방으로 뛰어가다가 넘어진 적도 있어요. 전 가족이라 괜찮다고 말해 주는데 아이가 너무 싫어하니 부모님께 곤란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아이가 원하는대로 해줘야 합니다. 아이가 본인의 몸을 보여주는 것을 싫어하면 그 마음을 존중해 주는 거죠. 그걸 '경계존중교육'이라고 합니다. 누구나 몸에 대해 부끄럽거나 불편할 수 있는데 사람마다 경계의 범위가 다 다를 수 있어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아이의 마음도 존중해줘야 합니다. 아이에게 몸을 보여주기 싫은 이유도 물어봐 주시면 좋아요. 욕실에서 옷을 입을 수 없다면 샤워하고 나올 때 입을 샤워가운을 사주세요.
Q 8세 남아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이가 손이 야물지 못해서 코로나 이후에는 꼼꼼하게 씻겨야 할 것 같아 제가 씻기고 있어요. 아이에게 엄마랑 샤워하는게 부끄러우면 말하라고 하긴 했는데 언제까지 같이 씻겨주는 게 괜찮을까요?
A 손청결만 보호자가 신경쓰고 나머지 씻는 법은 단계별로 가르쳐 주시는게 좋습니다. 놀이하는 느낌으로 ‘오늘은 머리를 한 번 감아보자’로 시작해서 옆에서 지켜보시면서 하나씩 알려주세요. 스킨십 허용은 내 자신이나 보고 있는 사람이 불편해 한다면 안하는게 좋습니다.
Q 음경, 음순이라는 정확한 용어를 알려주면 또래 친구들과 언어 차이로 따돌림 당하지 않을까요?
A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학교에다가 성교육을 요청하시는 게 좋습니다. 성교육은 매년 받아야 하는 의무교육입니다. 보호자가 나서서 아이의 주변 성문화를 바꿔줘야 합니다.
Q 첫월경, 첫몽정 때 어떻게 해주면 좋을까요? 초경파티도 있다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됩니다.
A 첫월경, 첫몽정 이전에 아이에게 몽정과 월경이 어떤 것인지, 왜 일어나는지 알려주시면 좋습니다. 그것을 나와 가족과 공유했을 때 어떤 점이 좋은지 설명해 주세요. 월경파티나 초경파티에 대해서는 자녀에게 먼저 물어봐 주세요. 뭐 필요한게 있는지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이때 보호자가 꼭 지켜야 할 건 여자, 남자를 구분해서 말하지 않는 거에요. ‘넌 이제 여
자가 됐어’, ‘몸 조심해야해’, ‘너는 진정한 남자야’, ‘남자답게 행동해’ 등등 월경과 몽정에 여성성, 남성성을 부여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Q N번방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들에 대한 비난도 있었어요. 저는 반박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A 지금까지 우리는 피해자에 입장에서 서 본적이 없습니다. 성적 통념상 사회에서는 피의자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죠. ‘밤늦게 돌아 다니지마’, ‘옷을 그렇게 입으면 안돼’ 등 이런 것들이 무의식 중에 우리에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사회 통념들이 아직까지 있고 그게 당연히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심이 드는 순간 그런 생각을 잘라 버려야 합니다. 범죄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의 탓을 돌리는 게 형량을 낮추기 원하는 피의자가 가장 원하는 것 입니다. 피해자에게 촛점을 맞추면 맞출수록 가해자는 머릿속에서 지워지게 됩니다. 최근 발생하는 성범죄 사건의 이름을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잘못된 댓글을 보면 ‘피해자는 잘못한 게 없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반박댓글을 달거나 적극적으로 신고를 함으로써 지지를 해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Q 컴퓨터에서 ‘야동’이 발견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성적표현물이 발견되면 우선 누구건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녀보다는 대화가 가능한 어른에게 먼저 물어보세요. 공용 컴퓨터라면 규칙을 정하고 음란물을 봄으로써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려주는 게 좋습니다. 대화하실 때 강압적인 분위기가 아닌 질문형식으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아이와 같이 이야기 해 보세요. 성적표현물의 문제점은 여성들을 착취하고 여성들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소비하지 않아야 하고요. 제작하는 사람이 동의없이 피해자도 모르게 유포된 불법촬영물일 수도 있다는 것 알려주세요.
Q 아이가 온라인에서 알게된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어디를 가는지, 몇시쯤에 올건지, 우선 확인을 하시고 ‘내가 걱정이 되니까 한 번 쯤은 전화를 해줄래’라고 아이에게 말씀하시거나 만약의 위급한 상황을 대비해서 암호를 만들어 놓으세요. 예를 들어 전화 통화할 때 보호자가 밥 먹었냐고 물어보면 ‘짜장면’으로 대답하는 것과 같은 암호를 만드는 거죠.
Q 친구가 보내준 동영상을 클릭하지 않으면 범죄는 아닌건가요? 바로 삭제하면 되나요?
A 동영상을 클릭 안하는 것은 좋지만 용기를 더 내어서 신고를 하거나 상대방에게 ‘이걸 보내는 건 이상한 것 같아’, ‘이런거 보내지 말아 줄래’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방법 입니다. 상대방에게 ‘왜 올리는 거야?’라는 한 마디로 경각심을 줄 수 있으니까요.
[동작MOM 매거진] 성교육 랜선 특강은 아래 주소를 클릭하시면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1강. 성인지 감수성 UP https://youtu.be/XxVAKcsbFd0?t=825
2강. 성교육 핵심 알기 https://youtu.be/Lntr45LGf2o?t=3320
3강. 디지털 성범죄 예방법https://youtu.be/ATGwnsQc6D8
성교육 강의를 듣고나서
요새 아이들이 학교 간 뒤 오전에 혼자 보내는 시간이 생겼는데 오랜만에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성교육 강의를 듣게 되었어요. 저는 6, 11살 나이 터울이 있는 두 딸 맘 이거든요. <콩쥐팥쥐> 읽으면서 “왜 콩쥐는 울기만 해요? 혼자 해결해 보려고 안 해요?” <인어공주>를 보면서도 “왜 직접 알려주지 않아요? 인어공주가 살려준 건데.” 이런 질문을 받을 때 뭐라 딱 시원하게 답을 못 줬었는데 이제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새 핑키 핑키인 둘째는 “힘 쓰는건 못해요.”, “이건 남자가 하는 건데…” 이런 말을 해서 큰 아이가 “남자, 여자 똑같이 할 수 있다”고 알려 줍니다. 남성성과 여성성 그리고 성 역할 등을 학교에서도 배워 그런지 조금 다릅니다. 이런 큰 아이가 요새 2차 성징으로 매우 예민해지고 스스로 사춘기와 성 관련 책을 보고 싶다고 해서 사주고 있는데, 이 강의를 아이와 함께 다시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좋은 강의 넘 감사드려요! _햄볶는여자
저는 강의 들으면서 반성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성별을 가지고 딸이나 아들한테 많이 이야기 했었는데 왜 그랬을까요. 딸한테는 “너는 여자가 칠칠맞게”, “너는 여자가 지저분하게”, “너는 여자가 왜 이러니?” 아들에게는 “너는 남자가 말이 많다.”, “너는 남자가 왜 이러니?”, ”너는 남자가 누나를 때리니?” 등등 말이죠.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 딸이 있으니 더 걱정이에요. 요즘은 아이들이 한 해가 갈수록 행동과 생각도 빨라지니 성에 대한 것도 잘 말하면서 이해할 수 있도록 부모도 공부해야 겠어요. _수민수현맘
남자도 울 수 있는 거죠. 여자도 레고 좋아합니다. 성향 차이인 거지 성별의 차이는 아닙니다. 남자라고 울지 않고, 키 크고 힘이 쎄야 하는 건 아닙니다. 반드시 여자를 보호하고 도와줄 필요 없어요. 서로 배려하고 도와주는 인간다움만 필요합니다. 나도 모르게 주변에서 여자/남자라는 프레임에 아이들을 넣고 있어요. 예쁜 레이스 옷을 입고, 머리핀을 했을 때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자동차를 가지고 소리 지르며 뛰어놀면 부정적으로 대하는 사회 속에서 아이들은 점점 예쁜 것이나 얌전함에 길들여지게 되는 거죠. 성별에 차이를 두지 않으려 강의도 듣고 노력하지만 제 몸속 깊게 스며든 성차별적 발언과 생각은 쉽사리 바뀌지 않네요. _상상맘
네이버 카페 <동작맘 모여라>에 올라온 강의 후기를 정리/요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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