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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가] 지구를 구하는, 지구자판기




지구를 구하는, 지구자판기

 

글/사진 | 서사라


안녕하세요, 지구자판기 서사라입니다.

세상을살아나게하는서사라가 되자는 모토로 저에게 계획된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지구자판기의 대표이며 동작구 흑석동의 중앙대학교에서 화학신소재공학을 공 부하고 있는 대학생이기도 합니다. 환경 스타트업을 하며 지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저는 어릴 때 수리산이 바로 앞에 있는 동네에 살아서 그런지, 산이 저와 친구들의 놀이터였습니다. 그러다 높은 건물들만 들어선 신도시에 이사를 오게되면서 내가 놀던 놀이터가 당연한 놀이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죠. 이곳의 놀이터라고는 우레탄바닥의 놀이터밖에 없었으니까요.

이런 충격 속에 있다가 1년 내내 기후위기에 대해 가르치시고 견학까지 따로 갈 만큼 환경보호에 진심이신 6학년 담임선생님을 만나면서 우리의 지구에 대해 다양한 감정을 깊이 느끼게 되었습 니다. 그 이후로 어느새 돌아보니 제 삶에는 지구를 위한 실천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아직 배우는 중입니다.

제가 자연과 지구에 관심 가득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벽한 친환경 인간이냐 물으면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환경에 대한 마음이 언제나 활활 타오르는 상태이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저는 사람 자체가 꼼꼼하고 부지런한 스타일도 아니라 완벽 하게 실천하는 건 더더욱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파도가 이는 마 음 속에서도, 밀려오는 귀찮음 속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환경보호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온 마음을 다 하는 것으로 열심히 지구를 지키는 중이니, 저를 지구를 지키는 사 람 중의 하나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용기만 가져오세요

지구자판기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세제, 샴푸 플라스틱 용기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무인 자동화 리필 기계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세제, 샴푸 플라스틱 용기 쓰레기는 대부분 재활용이 불가능 합니다. 스프링이 달린 복합소재이면서, 용기 내부에 잔여 내용물이 남기도 하고, 용기에 접착이 남거나 용기 자체에 섞인 색소 때문이죠. 우리가 사용하는 보통의 용기들이 이렇다보니 90% 이상의 세제, 샴푸 플라스틱 용기들은 재활용이 되지 못한 채 폐기물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지구자판기는 이런 용기 없이, 내용물만을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용기만 가져오면 세제를 담아갈 수 있어요.

 


지구자판기에서는 개인용기에 원하는 제품의 내용물만을 원하는 양만큼 구매할 수 있습니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자동판매 기계이기 때문에 원하는 양을 선택한 후, 결제를 하면 딱 결제한만큼의 내용물만이 자동으로 기계에서 나오게 됩니다. 생활공간과 가까운 곳에서 시중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리필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지구자판기의 특징입니다. 더 많은 분의 생활 속에 지구자판기가 들어가서, 쉽고 재미있는 리필문화를 만들겠습니다.

 

지구자판기가 필요한 이유

대학교에 입학해서 혼자만의 살림을 꾸리는 중에, 한 기사를 통해 샴푸와 세제 용기가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샴푸와 세제를 다 쓸 때마다 깨끗이 닦아서 버렸던 저에게는 꽤나 충격적인 기사였습니다. 이 때부터 개인용기를 가져가면 내용물만을 받아서 구매할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 매장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한 시간이 넘는 거리를 왔다갔다 해야 했고, 그 일정이 여의치 않을 때면 일, 이주 간은 강제로 샴푸 없는 샤워, 세제 없는 빨래를 했습니다. 결국 편의점에서 산 적도 몇 번 있었고요.

 

리필 스테이션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 른 게 자판기였습니다. 어디에나 설치될 수 있고 언제든 사용할 수 있으니 리필 스테이션이 자판기 형태로 만들어지면 원래 리필 스테이션에 다니던 사람들도, 리필 스테이션을 처음 써보는 사람들 도 더 쉽고 편리하게 플라스틱 용기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20 8월부터 지구자판기를 만드는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종이박스로 시작한 지구자판기

지구자판기는 기존에 있던 형태의 자판기가 아니기 때문에 새로 개발을 해야 했습니다. 당연히 직접 만들 수는 없었죠. 무턱대고 자 판기 개발이 되는 공장부터 찾기 시작했습니다.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거의 2~3시간을 이동해 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는데 그 비용은 저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어요. 결국, 먼저 리필에 대해 알리자는 마음으로 박스로 자판기를 만들었습니다. 처음 만 든 건 박스 안에 사람이 들어가서 직접 리필을 해주는 형태였어요.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의 관심으로 중앙일보 기사에 올라가기 도 했고 기사 덕분에 국회의원 분도 만나 뵙고, 출판사와 출판계약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디어가 인정을 받는 순간들이라 기뻤습니다.





지금의 지구자판기 전의 종이박스 자판기 모습

 

이후부터는 점점 합격하는 지원사업의 스케일이 커졌습니다. 처음보다 넉넉한 예산으로 두번째로는 무인으로 리필이 되는 박스 자판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로부터 몇 달 뒤에는 절대 만들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진짜 기계 지구자판기를 완성할 수가 있었습니다. 바람이 세게 불면 날아가는 박스 자판기를 잡느라 정신없던 게 얼 마 전 같은데 멋진 기계가 돼서 많은 사람들의 리필을 돕고 있으니, 막막하기만 했던 아이디어를 이렇게 실현시킨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고, 남을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리필하는 세상

누구나 쉽게 지구자판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지구자판기 가 더 많은 곳에 설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구자판기의 이용이 단순히 제품의 구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리필이라는 새로 운 생활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구매보다는 사용에 용이한 생활권에 밀접한 곳에 설치할 예정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지구자판기에서 리필을 할 수 있는 제품의 종류를 늘릴 예정입니다. 세제, 샴푸에서 시작해 식품이나 더 다양한 생활용품까지 리필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 나의 용기로 불필요한 용기를 줄일 수 있는 생활권을 늘려가는 게 지구자판기의 목표입니다.


지구자판기로 세제를 리필하러 온 보라매초 6학년 친구들



동작구와 함께하는 지구자판기

동작구에서 지구자판기 활동을 하다 보면, 동네에서 환경에 관심 이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실천에 옮기는 것은 어려운 것이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바람에 그러한 것이죠. 하지만 지구를 지키는 실천은 완벽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부족하더라도 한 번 해보고, 두 번 세 번 해 나간다면 지구에 대해 깊이 공감 하는 마음이 생기고, 내가 지구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감사한 마음까지 생길 것입니다. 지구를 지키는 스타트업을 하고, 지구가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저 역시도 부족한 게 많은 환경보호를 하고 있습니다. 완벽할 필요는 없으니 일단 한 번 해보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합니다. 함께 에코 동작구를 만들어가요!

 


보라매둥지에 있는 지구자판기 모습


지구자판기를 불러주세요!

지구자판기는 어느 곳이든 설치될 수 있으니 모든 개인이나 단체, 공공시설, 개인매장 등 지구자판기를 설치하고 싶으신 분은 언제 든 저에게 연락주세요.

 

지구자판기 연락처

이메일 suh8@naver.com

연락처 010-3240-0532 (서사라 대표)


지구자판기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refill_ji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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