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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친소_동작맘, 미국에서 살아남기




글·사진/신비로아•권경아 (미국 LA 한인타운)
 <동작맘 모여라> 1대 매니저
두딸을 위해 헌신하며 현재 미국에 4년째 거주

*동.친.소. 동작구를 떠난 친구를 소개합니다.

미국에 있지만, 동작구에 있을 것만 같은 그녀. <동작맘 모여라>카페 1대 매니저 신비로아! “한국이 좋았지, 그래도 나는 신비로아~ 미국생활 적응완료”를 외치는 그녀의 좌충우돌 미국생활기를 소개한다! 

동작맘, 미국에서 느끼는 한국사랑
4년 전 머나먼 미국 LA로 날아 올 때 큰딸 신비는 열 살, 작은딸 로아는 일곱 살이었다. 어느덧 아이들이 자라 큰딸은 중학교에 입학하고 유치원생이었던 작은딸은 초등 고학년이 되었다. 아이 들이 자란것을 보니 “아! 세월이 이렇게 흘렀구나.” “난 또 이렇 게 늙어 가고 있구나.” 하는 신세 한탄을 하게 된다. 미국에서의 삶을 떠올려 보니 대한민국 서울 동작구에서의 삶 이 얼마나 소중하고 즐거웠던가를 되새기게 된다. 타국에 오기 전에는 나에게 주어진 공간, 이웃, 마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지 못했다. 요즘 신문에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내 나라 내 땅에서 행복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곳에서 가장 답답한 것은 WIFI ZONE이다.  한국 인터넷 기 반은 해외여행만 가도 알 수 있지만 미국의 넓은 땅덩어리를 커 버 할 수 있는 NETWORK는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집 밖으 로 나서면 만나는 다양한 대중교통은 어떤가, 이곳의 대중교통 은 우리네 지방 수준이기 때문에 자차가 없으면 불편하다. 거리 로 나서면 항상 미화원들의 손길로 청결하고 깨끗한 한국의 거 리는 LA에서는 꿈속 같은 일이다.  한국에서 12월이면 보도블록 일부러 바꾼다고 투덜댔었는데 이곳은 보수 공사는 커녕 민원이 들어갈 보도블록 천지다. 터널도 거의 없어 온통 도로가 옛 대 관령 고개가듯 구불구불하다. 자연친화적 생태계 유지라는 변 명은 그리 맞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시민들은 예민하게 받아 들이지 않는다. 그것이 미국 삶이라는 것에 또 놀랐다. 

요즘 한국도 전셋집이 없고 반전세나 월세가 많다던데 이 곳은 전세 개념은 아예 없다. 좀 살만한 집은 월 렌트비가 $3,000~$5,000라 수입의 대부분을 집세를 내다보니 저축이란 것은 상상할 수가 없다. 처음 렌트한 집은 원베드, 원베쓰로 월 $1,500의 작은 아파트였다. 아이들과 나, 세 식구여서 오히려 작 은 공간이 우리를 불안하지 않게 해 준 것 같다. 4월에 한국을 떠났는데 봄기운이 쌀쌀했던 기억이 있다. 이곳에 도착해서 맞이한 날씨는 참 좋았다. 겨울엔 영상 3~8도로 많이 춥지 않다. 여름엔 30~45도로 습기가 없고 바람이 많은 사막기 후 날씨라 한 여름에도 물놀이는 장시간 불가능하고 밤에는 서 늘하다. 이런 날씨와 국가 복지 때문인지 LA에는 홈리스가 많다. 국가에서 월 $700~$1,000의 지원금을 받지만 집세도 비싸고 실업률도 높은데 날씨는 온화하여 타주에 비해 유난히 많다. 이 홈리스들이 생활 지원금으로 먹을 것을 구하기 보다 마약을 구 입해 삶을 연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부터 금연교육 을 하는 것처럼 여기서는 마약 근절 캠페인 조기교육을 한다. 학 교로 경찰이 직접 나와 교육하는 관경을 볼 수 있다. 

동작맘, 미국생활 적응 완료!
물론 미국생활의 좋은 점도 많다. 복지 천국이라는 미국은 소득에서 세금을 많이 내서 노후 보장 이 잘 되어 있다. 오늘 벌어 오늘 사는 삶이 보통 시민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가족 중심의 생활환경이어서 남편들은 늦은 귀가가 거의 없고 상가도 9시 정도면 문을 닫는다. 한인 타운의 한국인 상가는 새벽 2시까지 운영하는 곳도 있다. 그래서 한국 에서 이민 온 남편들은 긴 밤 시간을 힘겹게 받아들인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는 인권 중심적 법규가 잘 만들어져 있고 적용되고 있다. 아이들의 학교 교육이나 범죄는 신분, 인종, 종교를 떠나 최우선으로 강한 법규를 시행하고 지켜지고 있다.  아동 성범죄자는 거의 종신형이다. 최근 한국에서 조두순이 석방 된다는 이 야기에 엄마들이 국민청원까지 한 것과 비교하면 선진국 형 법 제도를 우리도 하루 빨리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반면 미 국은 총기 소지가 비교적 쉬운 나라여서 번번이 발생하는 총기 사고에 가슴을 쓸어내릴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2017년 라스 베가스 총기사건, 학교 내 총기 사건 등으로 심한 공포를 느끼기 도 했다.  

교육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처음엔 3년정도 아이들 교육을 위해 미국을 선택했다.  막상 와서 겪어 보니 자유롭고 이상적이 다. 그런 학교 교육을 받던 아이가 다시 한국의 주입식 교육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판단에 결국 주저앉게 됐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재능과 특기를 발견해 주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대학이 목적이 아닌 행복한 삶을 위해 교육을 설계한다. 이런 교 육을 받았으니 직업 또한 귀천이 없다. 일 할 수 있는 기술과 교 육을 갖추고 있다면 70대도 일 할 자리가 많고 나 같은 영어가 짧은 외국인 아줌마도 컴퓨터 사용 능력이 있으면 취직을 할 수 있다.  여자와 아이들이 살기에는 장점이 많은 미국이다. 넓은 땅이라 고층 건물이 거의 없고 자연 친화적 도심 개발로 곳곳이 공원이 다.  캘리포니아 바닷가에 가면 물개를 흔히 볼 수 있고 공원의 나무는 크기가 엄청난 것이 수 십 년 간 자란 수령으로 보인다. 공원에 노루가 풀도 뜯고 다양한 종류의 새나 다람쥐를 길가에 서 언제나 볼 수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불길하게 여기는 까마 귀가 길과 나무에 너무 많아서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다.

영원히 동작맘이고 싶은 LA맘
한국에서 떠나 오기 전 내 생각은 “미국? 거기도 사람 사는 동 네인데 뭐.” 였다. 당시에는 딸 둘의 교육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지금 하라면 절대 못할 일이다. 유색 인종 차별이나 언어의 장 벽은 쉽게 해결 할 수 없다는 것을 살아 보고 알게 되었다.  미국생활 적응 중 <동작맘 모여라>의 라디오 <엄마는 방송중> 에서 ‘동친소’ 코너의 출현 요청이 왔었다. 전화선을 타고 들리는 짱짱한 모국어 대화에 왈칵 울 뻔 했다. 나를 잊지 않고 LA 생 활도 물어주고 향수병이란 걸 느낄 때 쯤 달콤한 사탕처럼 입속 에 침이 고이게 해 준 <동작맘 모여라> 회원들에게 이 글을 통 해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한다.  내 새끼 같은 <동작맘 모여라> 커뮤니티와 보고 싶은 사람들, 아 련한 옛 추억들이 너무 많아 먼 곳에서 항상 응원하고 있다.  올 해 10주년을 맞이하여 추억 공감 <동작MOM>매거진까지 출간 예정이란 소식은 너무나 뿌듯했다. 애들 키우면서 함께 공동육 아를 고민하고 품앗이 교육을 실천 했던 우리의 터전 <동작맘 모여라>의 사연들이 어떻게 담길지 궁금하고 설렌다. 

이번 여름방학 동안 남편이 미국에 와서 아이들과 라스베가스 로 여행을 다녀왔다. 곳곳에서 BTS의 음악들이 흘러나오고 젊 은이 서넛만 모여도 한국말로 떼창을 하며 춤추는 모습은 한국 인으로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애국심이 불쑥 올라와 너무 기분 좋았던 경험이다.  <동작MOM>매거진에 내 기사가 들어간다는 소식을 남편에게 전하니 처음 카페를 개설해 회원이 6명이던 시절 우리 집에서 밥 해 먹고 놀던 그 이야기들이 담기는 거냐고 하며 함께 기뻐했다. 미국살이가 언제까지 일지 기약은 없다. LA에서 안전한 거주지 도 생기고, 일터도 생기고, 아이들 학교생활도 잘 적응하며 각자 의 행복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라디오 동작맘 <엄마는 방 송중>도 엄마들의 고품격 수다 방송에서 발전해 마을 방송의 리더가 되길 소망한다. 동작구 엄마들의 희망 모임 <동작맘 모 여라>가 되어 글로벌 시대에 전 세계 어디에든 동작맘이 나가 살게 되더라도 고향 같은 마음으로 찾아 올 수 있기를 기대하며 내년 여름 방학에는 꼭 한국에 나가서 그리운 이들과 회포를 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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