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장터1_경제적 인간보다 호혜적 인간
동.아.장.터. 동작맘의 아름다운 장터
합리적으로 소비하고 적극적인 경제주체 되기
그리고 따뜻한 정을 나누며 더불어 사는 사회 만들기
글/ 디안·이선영(상도동)
7세 딸아이 엄마이자 불량 마누라
책보고 공상하고 잠잘 때 제일 행복한 잉여인간
합리적으로 소비하고 적극적인 경제주체 되기
그리고 따뜻한 정을 나누며 더불어 사는 사회 만들기
나는 42년 만에 엄마가 되었다. 유아용품 특성상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사용하는 기간이 짧고 가격이 꽤나 비싸서 새것으로 구매하기엔 솔직히 아까웠다. 우리나라 최대 카페 중고나라도 있지만 가까운 지역내 이웃과 직거래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미덥기에 지인소개로 동작맘의 아름다운 장터(네이버 비공개카페 이하 동아장터)에 가입하게 되었다.
믿음직한 동아장터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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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마미후기_아이돌처럼! (디안) |
<동아장터>는 놀라운 신세계였다. 많은 주부들이 좋은물건들을 값싸게 내놓고 활발히 거래를 할 뿐만 아니라 무료드림 모습이 굉장히 보기 좋았다. 거래나 드림 규칙도 자세하고 엄격한 편이었고 거래가 활발하 면서도 정돈된 느낌이 들어 믿음이 생겼다. 많은 드림과 직거래로 동작구 내 엄마들과 만났다. 사소하지만 미소 한번과 사탕, 과자 같은 주전부리 한두 개로 쌓이는 정은 마 음을 따뜻하게 했고 간혹 대박 거래로 뿌듯하기도 했다. <동아장터>는 중고 거리나 드림뿐만 아니 라 다양한 새제품도 판매한다. 거의 매일 드나들면서 먹거리, 입을 거리, 생필품 등 내가 소비하는 물품의 상당수를 동아장터 에서 해결했다. 무언가 사고 나면 남편이 “또 거기 동작구 아줌마 장터에서 샀냐?얼 마 줬길래? 중독 아니냐?”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별히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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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마미 매장전경 |
<동아장터>는 단지 ‘거래’만 있는 곳이 아니라 동작맘의 ‘인큐베이팅’ 공간이었다. “동아장터는 엄마들의 소소한 솜씨와 재능을 발휘해 능력으로 키워나가고 나아가 경제적 자립까지 이어 나가는 과정을 응원합니다” 연지곤지맘 “동작맘 모여라” 카페지기 한참 장터에 빠져있던 어느 날, 통통맘도 입을 수 있는 바지 공동 구매 글이 하나 올라 왔다. 처녀적 의류판매업계에서 한 가닥 했 다던 엄마가 아직도 잘 나간다는 친구를 따라도매시장에 갔다가 좋은 물건 봤다며 같이 사자는 글이었다. 수백장의 바지가 팔렸다. 아이 낳고 망가진 몸매에 육아에 치여 제 옷 하나 못 사입던 엄마들이 주머니를 열었다. 좋은거 또 해달라는 열화와 같은 요청에 그녀는 밤새 도매시장에서 옷을 구하고 수백 명의 엄마들과 직거래하였다. 스판이 짱짱해서 마구 늘어나고 날씬해 보인다는 마법의 바지와 몸매를 감춰준다는 옷들을 가져와서 두툼한 허리를 드러내고 편안함을 증명하는 쩍벌 다리사진을 내세워 장터 회원들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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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네 매장전경 |
“저같은 사람도 유리네옷이 맞네요. 저처럼 뚱뚱맘은 늘 옷이 이뻐도
그림의 떡이어서 쉽게 구매할 수 없었어요” 상도 **
“세상편한 바지 유리네” 룰루 **
“화끈한 자세한 사진이 있어서 원하는 타입의 옷이 올려지면 믿고 사게 되네 요” 사랑 **
엄마들의 ‘교복’이라 불리울 만큼 좋은 반응에 힘입어 그녀는 ‘창업’을 했다. 그를 통해 산후 우울증도 날려버렸다는 <유리네> 는 나날이 발전하여 의류가게를 내고 동아 장터 회원만이 아니라 동네 여인들의 패션을 선도하는 ‘사장님’이 되었다.
“애들의 몸무게 이야기하면 사이즈 조언도 정확히 해주시니 전 선택만 하면 되거든요” 카키**
“아들 옷들 색이 대부분 어두워 딸옷 이라도 입히고 싶은 애미인데, 스윗마 미님 옷이 이쁘고 밝아서 마음에 드네 요.” 민**
“스윗마미=훌륭한 이웃가게” 동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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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네후기 멋부리고 걸그룹되기 (경현이애인) |
그 이웃에는 평소 옷에 관심이 많았다던 엄마가 품질 좋고 가성비 좋은 유아옷을 판 매하기 시작했다. <스윗마미>는 직장을 다니면서 남매를 키우는 엄마였는데 워라밸 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좋은 옷을 선별하 는 소질을 활용하여 동아장터에서 조금씩
단골을 만들더니 퇴직하고 아동복 가게를 열어 육아와 병행하고 있다. 그외에도 아토피로 고생하던 우리 딸의 피 부를 위한 천연제품을 만드는 <땀이네>, 아 이들이 열광하는 캐릭터상품을 말도 안되 게 싼 가격으로 공급해주는 <처음처럼>, 해 마다 오징어 잡힐 무렵이 되면 절로 생각나는 <만년소녀>, 하나를 팔아도 수선해 주고 확실하게 AS해주는 남성역 터줏대감 <ANN> 등이 사랑 받고 있다.
진정한 소확행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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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마미 후기_두아들 얼굴피는 옷 (민승맘) |
그러나 언제나 행복하지는 않았다. 장터가 더욱 발전하고 수많은 사람과 돈이 오고가 면서 말썽이 생겼다. 무료 ‘드림’만 받아먹 는 이기적인 사람, 매너 없는 사람, 상습적 으로 약속을 어기거나 연락두절되는 사람, 심지어는 판매대금을 떼먹는 사람까지 나 타났다. 한시적으로 2주간 카페를 폐쇄하는 위기도 거쳤고 이후 거래가 예전보다 많 이 줄었다. 움츠려든 <동아장터>의 부흥을 위해서는 많은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비공개 카페이지만 년2회 공개로 전환하여 신규회 원을 유치하고 매월 오프라인 플리마켓을 열어 보다 더 많은 동작구 엄마들에게 개 방하고 있다. 그외에도 무조건 싼 가격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추구하고 좋은 점뿐만 아 니라 불만사항도 건전하게 제기하는 후기 문화로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윈윈하는 풍 토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불량거래를 적극 신고하고 근절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현대 경제학에서는 손해보지 않고 최대한 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적 인간’ 뿐만 아 니라 인간 본성에는 ‘호혜적 인간’이 있다고 한다. ‘호혜적 인간’이란 단순히 이타적이 아니라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대응하 는 특징을 갖고 있다. 선에는 선으로 갚고 악에는 손해 보더라도 반드시 응징하는 인 과응보형 인간이다. ‘호혜적 인간’이 주류를 형성하면 그 사회의 품질과 수준이 올라간 다고 한다. 자신만의 이익이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고 ‘불량’을 제거해간다면 <동아장터>는 우리에게 진정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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