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는 9단, 기자는 초보인 동작맘들이 만들어가는 매거진

즐거운 만남_동작맘 뜨개모임 <동뜨>를 만나다.

<즐거운 만남>

동작맘 뜨개모임 <동뜨>를 만나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10월 5일 금요일. 나는 취재를 위해 <동작 맘 모여라> 뜨개모임에 초대 받았다. 이번 모임 장소인 노량진에 위치한 셀라네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들의 모임명은 <동뜨>, ‘동작맘 뜨개모임’을 줄여서 쓴 말이다.


취재 예지엄마77•배정희(신대방동)
사진 셀라•황귀화/ 자하•유예지
 



<동작맘 모여라> 회원 자하, 셀라를 주축으로 2012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6년차 취미 모임으로 개인의 기량으로 회원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뜨개질을 좋아하는 엄마들이 집에서 혼자 뜨는 것 보다 만나서 맛있는 것도 먹고 수다도 떨면서 힐링의 시간을 갖기 위해 모임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2013년 <동작맘 모여라> 오프라인 카페 <Cafe in D>가 운영되면서 카페 회원들을 모아 ‘신생아 모자 뜨기 캠페인’을 진행하여 재능기부 뜨개강좌를 시작했다. 자하와 셀라는 아이가 둘이다. 엄마는 육아에 지친 마음을 달래고 아이들도 놀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필요했고 <Cafe in D>는 그런 마음을 충족시켜 줄 공간이었다. 서울시 인큐베이팅 지원 사업으로 1년 반 동안 운영된 <동작맘 모여라> 오프라인 카페 <Cafe in D> 는 아쉽게도 2014년 12월에 사업 종료되었다. 카페가 문을 닫게 된 후 아이들이 편하게 놀 수 있는 집에서 많이 모이게 되었다.

취재를 간 날 모인 회원들은 총 6명이었다. 기존 회원 4명에 신입 회원 2명이 왔다. 매주 금요일 오전에 벙개로 모인다. 지금은 아이들이 기관에 등원해서 엄마들만 모이기 때문에 커피숍에서 모임을 갖기도 한다. 상도동에 사는 자하는 결혼 전부터 뜨개질로 다양한 소품들을 뜨는 취미를 갖고 있었는데 결혼 후 아이를 임신하고 태교에 도움이 되는 뜨개질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혼자 뜨는 것 보다 함께 뜨면 더 재밌겠다는 생각에 <동작맘 모여라>에 글을 올리고 벙개 당일 뜨개거리를 들고 온 엄마들과 수다를 떨며 각자 뜨고 싶은 것도 뜨고 질문하면 알려주고 배우며 소확행을 누렸다. 

노량진 사는 셀라 역시 손재주도 좋고 아이템도 다양해서 <Cafe in D>에서 무료 강좌도 많이 진행했다. 벙개 강좌를 하다 보니 초보들이나 고수들이나 삼삼오오 모이게 되었고 지금의 고정 회원 4명이 꾸준한 뜨개모임을 하고 있다. 흑석동 여우친구는 혼자 뜨개질 하다 진도도 안 나가고 알고 싶은 것도 많아 모임 벙개글에 용기를 내어 나오면서 현재 4년째 참여 중이다. 완성도도 높아지고 뜨개 솜씨도 일취월장하여 뜨개모임 날은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 한다. 대방동 사 는 알돈자는 강동구에서 동작구로 이사와 지역맘 카페 검색을 통해 <동작맘 모여라>를 발견하고 지인의 초대로 회원가입 후 뜨개 번개 모임글을 보고 초보지만 열정을 갖고 배우며 참여하고 있다. 미숙한 솜씨지만 똑같은 실을 가지고도 손의 힘에 따라 도안을 어떻게 보고 변형하느냐에 따라 작품이 나오고 나만의 개성 있는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 뜨개의 매력이라고 한다. 

처음 참여한 노량진 사는 감동어린이는 뜨개는 1도 모르지만 오늘 친정 엄마의 30년 된 코바늘을 갖고 왔다. 어린시절 목도리부터 조끼 · 원피스까지 엄마의 사랑이 듬뿍 담긴 의복으로 자랐기에 뜨개를 배워서 이제 일곱 살인 딸에게도 그 사랑을 되돌려 주고 싶은 소망으로 나왔다. 빛나는햇살은 직장맘 이었다가 전업맘이 된지 6개월이 되었고 예전에 독학으로 영상을 보며 뜨개질에 입문했다. 남들보다 배우는데 센스가 있고 손놀림이 남달랐다. 이야기 나누면서 다들 손은 계속 뜨개를 하고 있고 입은 떠들면서 그새 보라색 하트 수세미 하나를 떴다. 혼자 영상보고 하는 것보다 같이 뜨니 더 쉽고 배우는 것도 많다고 말한다. 

뜨개모임의 장점은 손은 뜨개질 하면서 엄마들에게 수다라는 좋은 힐링 재료를 추가 해 주는 취미인 것이다. 한참 수다 삼매경에 빠지다 보면 칸 수를 지나치거나 빼먹어서 다시 실을 다 풀어야 하는 일도 자주 생긴다. 기관에 가지 않는 어린 아이가 있어도 함께 데리고 다니며 취미 생활을 하기에도 좋다. 그날도 자하의 네 살 된 둘째가 따라와 셀라네 애들 장난감으로 놀다가 집에 가자고 떼를 쓰기에 시간을 보니 2시 간이 지나 있었다.

그 동안 만든 뜨개 작품 사진을 찍어 실어 주겠다고 했다. 하나 둘 가지고 오는데 오래전에 떴던 첫 작품들은 대부분 애착인형이나 용품이기에 세월이 지나 제 몫을 다한 후였고 최근 작품들 위주로 촬영 했다. 지인들 선물용으로 뜨고 있는 색색 아크릴 수세미부터 앙증맞은 티 매트 · 아기자기한 장식용 인형 · 아동 조끼 · 어른 조끼 · 모자 · 목도리 · 가방까지 정말 다양했다. 시간과 정성이 가득 담긴 핸드메이드 제품이라 나 같으면 선물은커녕 쓰기도 아까울 거 같았다. 누가 팔라고 해도 그 값어치를 어찌 정할지도 의문일 것이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뜨개모임에 오고 싶은 분들의 자격조건이 있냐고 물어봤다. 대답으로 해 준 말은 뜨개질을 해 보고는 싶 은데 재료를 어디서 뭘 사야 할지 모를 때, 뜨개질 해 보고는 싶은데 아이가 아직 어려서 모임이나 배움에 소극적일 때, 뜨개 입문은 했지만 혼자 하니 진도도 안 나가고 재미 없을 때, 독학으로 영상 보며 아무리 해도 감이 안 올 때, 뜨개 1도 모르는데 남들 잘 뜨는 것 보면 나도 할 수 있을까 싶을 때, 매주 금요일 사람들과 수다 떨 고 뜨개도 하고 점심도 먹는 그런 편안한 모임이니 누구든지 환영 한다고 한다. 뜨개의 계절인 겨울이 다가 왔다. 따뜻한 뜨개모임의 기사를 쓰면서 곰손인 나도 배우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이 모임 오래도록 유지되어 따뜻한 연대로 남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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