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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나들이_가을에는 억새와 코스모스 가득한 시흥갯골생태공원으로 오세요.

<당일나들이>

가을에는 억새와 코스모스 가득한 시흥갯골생태공원으로 오세요. 


 차로 약 40분의 거리에 있는 시흥갯골생태공원은 7만평의 경기도 유일의 내만 갯벌이며, 국내 최대 염전 중 하나인 소래염전이 있던 곳이다. 억새밭에서 선선한 갯바람 맞으며 노을지는 하늘을 보노라면 어느새 짙은 가을 풍취에 빠지게 된다. 흔들리는 코스모스에 마음이 들뜨고 드넓은 갯골과 염전을 보면 가슴이 탁 트이며 솟구치는 활력을 받는다.


글 | 사진 디안•이선영(상도동)
7세 딸아이 엄마이자 불량 마누라
책보고 공상하고 잠잘 때 제일 행복한 잉여인간


스산한 바람이 부는 10월이 오면 우리 가족은 시흥갯골생태공원에 간다. 처음 시작은 몇 년전 무지개다리를 넘어간 우리집 반려견 삼돌이를 기리기 위해서였다. 시흥에 있는 반려동물 화장터를 찾아가 유골이 뿌려진 나무 앞에서 딸과 함께 삼돌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추운 겨울 집앞에서 왠 걸레가 있길래 자세히 보니 강아지더라, 우리집 3순위여서 삼돌이라 이름지었는데 네가 태어나서 4순위가 되어버렸지. 얼마나 겁쟁이인지 산책가면 다른 개가 무서워서 안아 달라고 했단다.” 등 매번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도 아이는 재미나다고 다시 해달라고 조른다. 그렇게 추억을 되새기다가 근처 가 볼만한 곳 없나 검색 하여 이곳을 알게 되었다. 별다른 기대없이 갔다가 완전히 반해 화장터보다 더 중요한 나들이 장소가 되었다.

내륙 깊숙이 들어온 바닷물이 만든 갯골과 염전이 있는 생태체험공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왼편에 깔끔한 인포센터와 화장실이 있고 오른편에는 넓은 잔디 광장이 있다. 잔디광장에서는 연날리고 공놀이하는 가족들이 있고 바로 옆에는 텐트 치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인포센터에서는 염전체험이나 전기차 탑승, 4인 자전거 등 유료 체험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첫 해에는 잘 몰라서 넓은 공원을 힘들게 걸었지만 이제는 자전거타고 한번 돌면서 몇 군데 눈여겨 보다가 산책은 짧게 엑기스만 돈다. 그 반대로 자전거로 마무리 하기도 한다. 단, 대기하는 사람이 많고 계절마다 이용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먼저 물어보고 동선을 짜야 한다. 

산책코스는 길게는 3시간 걸릴만큼 꽤 넓어서 지치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잡아야 한다. 우리는 7세 딸이 있 어 항상 1시간짜리 코스를 놀다 걷다 하며 3시간씩 보낸다. 넓은 갯골과 공원을 볼수 있는 흔들 전망대 와 염전체험장은 꼭 봐야 할 곳이다. 인포센 터 옆길로 걸어 올라 가다 보면 시간의 언덕이 있다. 시흥 100주년 기념 타임캡슐이 있는 곳이다. 조금 더 걸어가면 한적한 연못이 나온다. 의자에 앉아 한참을 바라 보아도 고즈넉 하니 좋고 주변에 핀 해바라기나 코스모스를 보며 걸어 보아도 행복하다. 

걷다 보면 오른쪽에 염전이 펼쳐져 있다. 원래 있던 150만평 규모의 소래염전은 일제 강점기에 생산된 소금 전량이 수탈당한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1996년에 폐염되고 현재는 소금 생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염전 체험장이 조성되어 있다. 염전을 보며 흙길을 걷다보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소금놀이 터가 나온다. 소금으로 모래처럼 소꼽놀이 도 하고 소금에 맨발을 담그고 소금 찜질하 는 곳이다. 딸아이는 그곳에서 금방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어울려 놀았다. 그만 가자고 재촉해도 꿈적도 하지 않는다. 혼자 두고 간다 해서야 겨우 일어선다. 까쓸거리면서도 부들부들한 소금의 촉감에 무척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옆에 준비된 수돗가에서 간 단히 씻고 다시 전망대를 향해 걸어가면 억 새밭이 나온다. 사람키만한 억새밭에서 한 참을 아이와 술래잡기하고 놀았다. 조금은 쌀쌀한 갯바람에 흔들려 물결치는 억새밭에서 노을지는 하늘을 보면 나도 모르게 멜랑꼴리해 진다. 

가슴이 탁 트이는 풍경과 마음껏 뛰어놀수 있어 더욱 좋은 곳

억새밭 가운데 우뚝 선 전망대에 오르면 바람결에 흔들거려 조금 짜릿하다. 다 올라서는 순간 탁 트인 풍경에 나도 모르게 환성을 지르게 된다. 멀리 보이는 소래 염전터와 갯골을 보며 자연의 경이를 느낀다. 갯골은 바닷물이 강처럼 흐르는 대로 따라 갯벌이 골짜기를 이루어진 모양으로 공원 주위 전체를 감싸고 있다. 전망대에 서서 바람을 느끼는 것도 좋았지만 어지러워 얼른 내려왔다. 여기까지 오면 매번 지쳐버려 그뒤는 대충 보지만 <사구식물원>, <천이생태체험장 > 등 볼거리는 많다. 

사구식물원은 바닷가 모래땅에 사는 진기한 식물들을 볼 수 있고 아기자기해서 사진찍기에 적당하다. 천이생태체험장은 다 돌아보기엔 넓다 보니 주변만 둘러보는데 코스모스와 갈대 밭이 멋진 곳이다. 그 뒤에는 갯골따라 산책길이 나 있는데 한적하니 운치있다. 언젠가 소금창고 뒤 갯골체험장, 탐조대나 갯골 수로까지 아울러 두르는 3시간 산책길을 꼭 한 번 걸어 봤으면 좋겠다. 한 바퀴 돌아오면 아이는 지쳐 업어달라 조른다. 그러나 다시 잔디광장으로 돌아와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뛰어노는 친구들을 따라 정신없이 쫓아다닌다. 해가 지고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보이는데도 LED 플라이를 던지며 30분을 더 논다. 거의 마지막으로 주차장을 빠져나와 단골식당에서 쭈꾸미볶음과 고르곤졸라 피자를 먹고 집에 돌아왔다. 집에 오는 동안 아이는 깊이 잠이 들었고 오늘은 씻기지 않고 그냥 재운다. 


시흥갯골축제에 참여하자

신기한 염전체험이나 생태관찰을 하며 아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을 줄 수 있고 마음껏 뛰어 놀기 좋다. 캠핑을 할 수도 있고 여름에는 해수체험장에서 수영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어른들에게는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풍경에다가 넓고 쉼터와 같은 휴식공간도 있어 편안하게 산책하기 좋다. 걷기 부담스러우신 어르신들은 전기차를 이용하셔도 좋다. 
매년 9월 중순경에 시 흥갯골축제(2018년 9월 14일~16일 http:// sgfestival.com 참조)를 열어 다양한 생태 체험과 예술공연을 한다니 내년에는 축제 기간에도 방문해 봐야겠다. 억새는 여전히 멋질것이고 날씨는 더 따뜻할 테니 아이가 놀기에는 더욱 좋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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