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맘 마을축제에 가다] 이팝나무 꽃 축제
이팝나무 꽃 축제
봄이면 동작구 살피재 가로수 이팝나무에 밥풀꽃이 소복이 내려앉는다. 그 아래 알록달록 색채를 띤 사람들이 모여 꽃놀이를 즐긴다.
글/사진 김용화.지누마미(노량진동)
예전에는 이팝나무의 꽃피는 모습으로 그해 벼농사의 풍흉을 짐작했으며, 치성을 드리면 그해에 풍년이 든다고 믿어 신목으로 받들어 왔던 나무였습니다. 나무 이름도 벼농사가 잘되어 쌀밥을 먹게 되는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전해지며 입하(立夏)무렵에 꽃이 피기 때문에 이팝나무라고 불렀다는 설과 나무에 열린 꽃이 쌀밥과 같다고 하여 이팝나무라고 불렀다고 하네요. 과거에는 가로수 수종으로 플라타나스나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을 많이 심었는데 도로가 협소해지면서 대형목인 플라타나스가 부적합해졌고 가을이면 독한 냄새를 내는 은행나무도 골칫거리여서 가로수종을 바꾸게 되었다고 해요. 최근에는 이팝나무를 가로수로 심어 가꾸는게 유행처럼 번지는 듯 합니다.
이팝나무 꽃은 5월 들어서면서 피어나기 시작해서 6월까지 핍니다. 대개의 봄꽃들이 화들짝 피었다가 한꺼번에 시들어 떨어지는 것과 달리 이팝나무의 꽃은 비교적 천천히 피어나서 긴 시간 동안 그 아름다운 꽃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나무입니다. 꽃 모양이 특이하고 하얀꽃이 예쁘게 피며 병충해에 강해 가로수로 안성마춤인거죠. 그러한 이유로 동작구 상도1동 살피재길(상도역사거리~상도로 봉천고개길 1530m)에도 이팝나무가 가로수로 키우게 되었답니다.
지역 문화를 만들어 내려는 직능 단체들이 ‘이 아름다운 길 위에 사람들을 모이게 하자’라는 취지로 살피재 이팝나무 축제는 시작되었어요. 2015년부터 상도1동 직능단체협의회에서 주관하여 시작된 축제는 올해 제5회 살피재 이팝나무 꽃 축제를 열게 되었어요. 300여그루의 이팝나무 길은 <걷고 싶은 서울시 꽃길>로 등재 되었어요. 2019년부터는 상도1동 축제추진위원회가 결성되어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기획하고 참여해 서로의 공감대를 이끄는 축제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축제는 4월 27일 토요일 숭실대학교 정문 광장에서 진행되었어요. 주축제 위원회가 진행하게 되면서 주민들이 원하는 다양한 즐길거리와 먹을거리, 체험 광장과 볼거리 공연이 오후 4시부터 9시 30분까지 진행되었어요.
<동작맘 모여라 녹색나눔장터>도 초대를 받아 참여했어요. 판매자 20명을 카페 게시판에 공개 모집했어요. 판매자 모집 글에는 7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어요. 중고물품과 핸드메이드 상품 수제청, 악세사리 등을 판매 물품으로 선정했어요. 평소 한 달에 한 번 상도1동 주민센터 대강당에서 이루어지던 플리마켓을 야외에서 하게 되어 꽃놀이 가듯 바리바리 판매품과 돗자리를 들고 모였답니다. 오후 3시30분부터 플리마켓 좌판을 깔고 한 시간 반짝 판매를 시작하자 게시글에서 찜해 두었던 상품을 두고 판매자와 카페 회원들은 흥정하기 시작했어요. 물품을 판매하는 동작맘들은 가격 흥정과 덤으로 얹어주는 인심을 팍팍쓰며 완판을 위해 시간 가는 줄 몰랐답니다.
어린이 먹거리 코너의 소떡소떡 줄에는 족히 100m쯤 사람들이 늘어섰고 무료 나눔한 솜사탕을 먹기란 하늘에 별따기였어요. 토요일이고 날도 좋아서 판매에 정신없는 엄마들을 도와 아이들 데리고 체험하려고 아빠들도 많이 나오셨어요. 다양한 공연과 플리마켓 상품을 스캔하며 동네 축제를 즐겼답니다. 옆에서 무료로 태워주는 미니 바이킹에는 아이들의 함성이 축제를 부추겼고 타기 위해 긴 줄을 서 있어도 힘든 줄 모르고 기다렸답니다. 낯 공연에 마술쇼와 비누방울쇼가 펼쳐졌고 떡메치기 체험과 로봇 댄스 공연도 아이들의 시선을 끌었어요.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공연이 시작되며 <2019 제1회 동작맘 모여라 녹색나눔장터>는 문을 닫았어요. 카페 회원들과의 연대에서 지역의 연대로 나온 큰 행사였어요.
축제 모습을 스케치 해 보자면 오후 4시 30분부터 숭실대 동아리 밴드 소마의 연주와 아카팰라 밴드 공연을 시작으로 축제 열기가 달아올랐어요. 상도동 주민 가수 이충환씨의 노래 메들리와 상도1동 풍물패 길놀이의 신명나는 사물놀이는 축제에 빠질 수 없는 하이라이트였어요. 6시에 개회식이 열리고 아프리카 타악 그룹 아토의 공연과 가수 이채윤씨가 나왔어요. 정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볼거리로 꾸며졌어요. 이후에도 숭실대 동아리 댄스공연, 주민 댄스 공연들이 펼쳐졌어요.
동작구는 내로라하는 놀 수 있는 공간이 적어요. 동작맘들은 아이들을 놀리기 위해 넓고 탁트인 보라매공원을 주로 애용했는데 그나마 작년부터 공원 아래로 들어오는 지하철 공사로 곳곳이 팬스가 쳐져 있어 아이들이 뛰어 놀 공간이 많이 줄었어요. 이러한 동네 주민들에게 활력을 준 봄 축제 살피재 이팝나무 꽃 축제는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지역의 대학교 마당에서 대학생 동아리와 주민 동아리의 공연을 한꺼번에 본다는 것은 이웃끼리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거예요. 동작구를 대표하는 살피재 이팝나무 꽃 축제가 전국에서 찾아오는 명소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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