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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맘 노하우] 별다른 준비없이 캠핑가자

별다른 준비 없이 캠핑가자


캠핑은 ‘자연과 친구 맺기’, ‘힐링 숲체험’ 등 미사어구가 많다. 서울에서 볼 수 없는 밤하늘의 별빛과 불멍을 때리다 보면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진다고 캠퍼들은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도 나에겐 어렵기만 한 캠핑. 우리 떠날 수 있을까?

글•사진 | 이선영•디안



요새 <캠핑클럽>이라는 예능프로그램을 재미나게 본다. 90년대 잘나가던 “핑클”이라는 아이돌 멤버들이 십 여 년만에 만나 엄청 비싸 보이는 큰 캠핑카를 타고 여기저기 여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낮이면 정처없이 드라이브하고 밤이면 화롯불 피우고 밤으로 지나간 추억을 더듬고 ‘나는 언제쯤 저리 한가로이 다녀보나’ 생각 안 한 사람 없을 듯하다.

근데. 난 비싼 캠핑카도 없고 하다못해 텐트도 캠핑용 그릇도 없다. 게다가 축축한 바닥에 비박하거나 벌레 기어 다니는 텐트에서 자는 건 너무 끔찍하다. 한마디로 캠핑족이랑 멀다. 아이랑 캠핑을 가서 식사 준비도 같이 하고 자연 속에서 이런 저런 경험을 쌓고 부모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면서 높은 자립심과 호승심을 갖게 된다더라. 각종 미디어에서 벗어나서 가족과의 시간을 밀도 높은 시간을 보내면 사춘기를 어렵지 않게 보낸다더라. 그런 이야
기를 꽤 많이 들었고 나름 의미 있다 싶지만, 아무리 좋은 평양 감사도 본인이 싫다는데, 그냥 나쁜 엄마 하련다 했었다.

그런데 몇 년 전 남편이 회사에서 캠핑 동아리가 있다며 같이 갈래 할 때도 '뭐 이런 귀찮은 일을 해야 하나' 했더랬다. “아무것도 필요 없대” 그 한마디 듣고 속는 셈 치고 갔다. 글램핑이라고 개별 화장실도 있고 깨끗한 주방에 심지어 에어컨까지 있는 거의 텐트 모양 팬션이었다. 주변서 장본 고기로 “캠핑의 꽃” 숯불 바베큐도 해먹고 모닥불에 마시멜로랑 고구마도 구워먹고 텐트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 들으며 따뜻한 아메리카노 마시며 수다 떨고 낭
만에 젖었다. 이건 완전 노났다. 아이는 같이 온 동료의 아이들과 어울려 노느라 신났다. 자연 속에선 아빠랑 놀아야 된다 하니 아빠랑 비행기 날리기, 배드민턴, 공놀이 하고 친구랑 방방도 뛰고 수영장에서 놀고 정신을 빼놓고 논다. 엄마 옆에 오지도 않는다. 이게 진짜 힐링이다. 그 뒤 매년 봄, 가을이면 간다. 좀 피곤해도 무리해서라도 간다. 간혹 아이가 몸이 안 좋아서 나한테 붙어 있더라도, 날씨가 안 좋아 놀거리가 별로 없어도 모기한테 뜯겨도 간다.
준비가 부족해서 간혹 찬거리가 없어도 고기만 먹어도 괜찮다. 오늘은 분명 더 좋은 추억이 생길거다.

캠핑장 위치가 도심에서 가까운 곳도 무척 많더라. ‘와글와글 캠핑스토리’, ‘캠핑지도’ 같은 캠핑 앱도 있어서 각자 입맛에 맞는 캠핑장을 소개하고 예매해 준다. 이런 신세계를 왜 몰랐지. 앱으로 가까운데 예약하고 고기랑 먹을거리 사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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