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는 9단, 기자는 초보인 동작맘들이 만들어가는 매거진

[동작맘 마을축제에 가다] 야! 나들이가자

야(夜)! 나들이가자


지난 8월 31일 흑석동 중대부속중학교 잔디운동장에서<제3회 야(夜)! 나들이가자> 축제가 열렸다. 다양한 체험부스와 풍부한 볼거리, 맛있는 음식으로 가을소풍 느낌이 가득했던 축제의 현장으로.

글•사진 | 김은제•소녀주부

재작년 시장을 가는 길에 우연히 전봇대에 붙어있던 포스터를 보게 되었다. 자세히 보니 흑석동에서 ‘흑석가족 마을소풍’이라는 컨셉의 행사인 것 같았다. 당시 딸아이가 6세라서 나름 이곳저곳 데리고 다니던 시절이었는데 동네에서 행사를 한다니까 꼭 가보고 싶었다. 가기 싫어하는 남편을 두고 앞집에 사는 언니와 함께 가보니 이것저것 체험하는 부스와 아이들이 노는 공간이 있었고 해가 질무렵 <주토피아>를 상영해줬던 기억이 있다. 작년에 참가했을 때 딸아이가 아이들이 직접 물건을 판매하는 <어린이 새싹장터>를 가장 좋아했는데 본인이 직접 참여를 못해서 아쉬워했다. 올해는 장터에 참여하게 해준다고 약속을 했기에 행사 포스터가 붙여지자마자 부리나케 장터 참가 접수를 했다.

올해 3회째 열리는 <야(夜)! 나들이가자>는 기존에 의자에 앉아서 관람하는 공연 위주의 행사에서 벗어나 가족과 이웃들이 돗자리를 깔고 앉아 음식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즐기는 가을 소풍같은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새싹 장터 참가자라 축제 시작 한시간 전에 도착하니 초록색 잔디 운동장 위에 펼쳐진 노란색의 파라솔과 파란 가을하늘이 장관을 이루었다. 장터 구역에 돗자리를 펴고 물건을 정리하다보니 고소한 기름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흑석동새마을부녀회>에서 판매하는 부침개, 도토리묵무침, 떡볶이 등을 사들고 다시 판매를 시작했다. 정작 물건을 팔아야 할 딸아이는 돈을 가지고 사라지고 나만 꼬마 손님들을 상대하게 되었는데 옆의 돗자리들도 사정은 비슷해보였다. 웬만큼 물건을 팔고나니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4시가 넘어간다. 친한 언니들, 딸아이와 같은학교 아이들, 처음만난 이웃들에게 물건을 막 나눠주고 얼른 자리를 접었다. 딸아이는 안전체험존에서 열심히 소화기로 불끄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곧 공연과 영화가 상영될 시간이라 바쁘게 체험 중인 아이를 놔두고 좋은 자리를 찾아다녔다. 마침 이곳저곳에 아는 엄마들이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있어서 수월하게 자리를 맡았다. 동네 단위의 축제라서 아이가 엄마없이 돌아다녀도 안심, 자리를 못 맡아도 문제없다. 한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니까.


유명한 비보이 그룹의 화끈한 댄스에 이어 버블쇼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비눗방울들이 하늘로 올라가고 아이들도 무대로 달려나간다. 하늘은 깜깜해지고 곧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2>가 시작될 것 같은데 엄마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시원한 맥주와 함께 못나눴던 이야기를 나눈다. 맥주와 안주거리가 떨어져도 걱정없다. 건너편에 편의점도 있고 행사장 내 푸드트럭에서 스테이크, 감자튀김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다른 이웃들은 뭐하는지 이리저리 돗자리들을 기웃거리며 동네 소식도 들어본다. 행사 중간중간 세탁기, 공기청정기, 자전거 등 푸짐한 경품을 내세운 추첨 시간이 있었지만 당첨행운은 나에게 오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도 심심해 하지 않고 집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없이 늦은 저녁까지 즐길 수 있는 날이 어디 흔한가? 이런게 바로 힐링이지. 9시가 지나고 영화가 끝나도 사람들은 여전히 한창 파티중이다. 집에 가는 길 내내 아이들도 어른들도 못내 아쉬워하며 내년을 기약했다. 내 머릿속에는 내년에 기필코 더 많은 음식과 맥주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여러분, 내년에도 야(夜)! 나들이 함께 갑시다!


흑석동 주민들을 소개합니다!

동작구도서관협의회, 본동종합사회복지관, 꿈꾸는도토리, 꿈꾸는마을상담가, 희망타로연구회, 동작구 평생교육팀 등 다양한 기관과 단체에서 참여했다.


흑석동새마을부녀회 @먹거리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손맛이 가득한 맛있는 음식들을 준비해 주셨다. 부침개, 떡볶이, 군만두, 도토리묵 무침, 닭강정, 꼬마김밥 등 가짓수도 어마어마하다. <흑석동새마을부녀회>는 열악한 지원과 환경에도 불구하고 올해로 30여년이 되었다고 한다. 동작구에서 약간의 보조금이 있지만 대부분은 회원들의 자비를 모아서 행사에 참여한다. 18명의 회원 분들 대부분이 13~15년 째 활동 중 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부녀회에서는 헌옷 판매 등과 이번 행사의 수익금 등을 모아 1년에 두번 김치를 담가 어르신들에게 나눠드리고 어려운 아이들과 다문화 가정돕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_ 곽승희, 흑석동 새마을부녀회 회장



까망돌어린이도서관 @체험존
주민들의 필요에 의해 뜻을 모아 만들어진 사립 어린이 도서관으로 2013년에 개관했다. 작년 나무책갈피 만들기 체험에 이어 올해에도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색모래로 꾸미는 연필꽂이 체험을 준비했다. 상호대차서비스나 자체 문화프로그램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많이 알려져 예전에 비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교회에서 무상으로 빌려준 공간이 있어 다행이지만 적은 운영비로 운영인력이 부족한게 제일 어려운 점이다. 3년 전부터 동작구에서 사서 지원을 받아 리딩플래너가 파견되어 도움이 많이 되었다. 도서기증을 원하는 주민들은 많지만 대부분 오래된 책이 많아서 되도록 자비바 구청지원으로 필요한 책을 구입한다. 앞으로 계기가 있어서 도서관을 확장하면 좋겠지만 작은 도서관만의 특색이 있어서 이대로도 좋다고 생각한다._박은화, 까망돌어린이도서관 관장

은로초 사총사 @새싹장터
은로초등학교 4학년 김지수, 이지인, 권지유, 정민진 이렇게 4명이 나란히 돗자리에 앉아 있었다. 물건도 팔고 행사에 참여하려고 왔는데 장터에는 엄마의 권유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빨리 체험부스를 돌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나 한 시간만 앉아 있기로 약속했다. 8세 때부터 3학년 때 까지 서로 알게 된 시간은 다 다르지만 앞으로도 좋은 친구로 지내길.

중앙대학교 캠퍼스타운추진단 @홍보존
부스 앞에 바위같이 생긴 모형이 있어서. 물어보니 <멩멩이>라는 마스코트라고 한다. 흑석동의 동명이 유래한 까망돌, 돌멩이에서 착안한 캐릭터로 열심히 사는 청년이다.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다보니 다치기도 해서 반창고도 붙여있다. 시련이 있어도 쓰러지지 않고 열심히 사는 흑석동 사람들과 청년들을 대표한다고 한다. 흑석동 주민들에게 캠퍼스타운 추진사업에 대해 알리고자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예전에 대학교 내에는 기숙사나 식당과 같은 편의시설이 없어 학생들이 주변 지역의 시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었다. 그러나 요즘은 학교 내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지역의 식당이나 주거시설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줄어들면서 멀어진 지역사회와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기획된 것이 캠퍼스타운 조성 사업이다. 현재 16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서포터즈가 활동하고 있으며 2022년까지 지역사회와 좀더 긴밀한 캠퍼스를 만들고 지역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_배웅규 단장, 중앙대 도시공학과 교수




댓글 없음: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