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는 9단, 기자는 초보인 동작맘들이 만들어가는 매거진

[기획특집] 마을이 학교다 <뉴미디어타고 동작하라>

마을이학교다
뉴미디어타고 동작하라

미디어 좀 하는 엄마들이 우리 마을 아이들에게 좋은 것 하나 나눠주고 싶었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일.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미래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꼭 필요한 이것. 바로 미디어! 우리 아이들이 미디어를 바르게 알고 잘 활용하며 직접 만들어 보는 것으로 미디어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마을이 학교다’를 통해 수업을 진행하였다. 아이들이 마을 방송국에 직접 와서 미디어를 배우고 신문도 만들고 라디오방송과 유튜브 만들기도 체험했다! 이번 수업은 참여한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아이들의 미디어 역량을 높이는 좋은 기회였다. 또 어른이 되었을 때, 어린시절을 떠올리면 미소가 절로 나는 ‘마을에서의 추억’이 되었기를 기대해 본다.

글 | 권지현•만두호빵
사진 | 뉴미디어타고 동작하라 팀



마을에 대한 좋은 기억 하나 남겨주고 싶었어!

생각해보면 나 어릴 때는 동네가 모두 놀이터였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놀기 시작해서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저녁까지 동네를 뛰어 다니며 놀았다. 실컷 놀고 집에 들어간 것 같은데, 늦은 저녁 아이 하나가 “친구야 놀자~” 하면 엄마 눈치를 보며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렇게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모은 아이들과 또 온 동네를 뛰어다니며 늦은 밤까지 다방구도 하도 숨바꼭질도 하다가 화가 난 엄마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집으로 뛰어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하교 후 집에 갔는데, 엄마가 없어서 울고 있는 나에게 아이스크림 하나를 손에 쥐어 주고는 “우리 집에 들어와 기다려.”라고 말하던 이웃 아주머니도 기억에 난다. 마을은 나에게 그런 곳이다. 몇 십 년이 흘렀지만 눈을 감으면 그때 느꼈던 마을의 온기가 다시 전해진다. 그 거리 그 가로등 그 담장들을 모두 그릴 수 있을 정도로 기억이 생생하다. 따뜻하고 행복한 기억이 가득하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에게 마을은 어떤 곳일까? 집이 있고 학교가 있고 학원이 있는 곳. 그냥 내가 살고 있는 곳일뿐.
어른이 되었을 때 “나 어릴 때 살던 동네는...”으로 시작하는 문장에 무엇을 넣을까?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처럼 우리 마을 아이들을 키우는데 우리도 무언가 해주고 싶었다. 즐겁고 재미있는 그렇지만 꼭 필요한 교육을 통해 우리아이들에게 따뜻하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미디어 좀 하는 엄마들과 떠나는 미디어 여행~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20일까지 ‘마을이 학교다’의 <뉴미디어 타고 동작하라> 수업이 동작FM에서 있었다. <마을이 학교다>는 동작혁신교육지구사업의 하나로 학교 밖 마을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것을 모토로 한다. 이 프로그램은 쉼과 놀이가 있는 창의체험 위주의 교육콘텐츠 수업이 주를 이룬다. 우리가 준비한 <뉴미디어 타고 동작하라> 또한 창의체험 위주의 교육콘텐츠로 높은 경쟁률을 뚫고 ‘마을이 학교다’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강사료와 재료비를 지원받아 아이들에게 더욱 높은 수준의 미디어 수업을 제공할 수 있었다. 우리 수업 경쟁률이 너무 높아서 많은 아이들이 떨어지고 딱 열 명만 수업에 참석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아쉬운 점이다. 우리는 ‘미디어 기본 교육 – 우리동네 뉴지엄 방문 – 콘텐츠 발굴과 글쓰기 – 신문 만들기 – 라디오 체험 –유튜브 체험으로 10회 수업을 진행했다.


1차시 - 7월 29일 “내 친구 미디어랑 놀아볼까?”

수업 첫날 10명의 수강생들과 4명의 선생님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은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미디어와 친해지는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시청각 자료와 게임을 통해 미디어의 정의, 종류, 발달, 접근하기, 우리의 권리 등 미디어에 대해 배웠다. 또 다양한 방송 사고를 영상을 보면서 미디어가 어렵지 않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요즘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가짜뉴스’에 대해 배우고 가짜뉴스를 구분하는 방법을 배우고 신문에서 직접 가짜 뉴스를 찾는 시간도 가졌다. 이후 우리 모두 어린이 기자로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다지기 위해 기자증을 제작해 나눠가졌다. 
2차시 - 7월 30일 “흑석동 뉴지엄-어린이 기자 연수를 부탁해~”
<뉴미디어 타고 동작하라> 어린이 기자들은 흑석동에 위치한 ‘뉴지엄’에서 기자연수를 받았다. 뉴지엄은 다양한 미디어를 경험하고 미디어의 오늘과 내일을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어린이 기자들은 여기서 ‘기자란 무엇인가’와 ‘취재기사 글쓰기’를 간략학 배우고 신문을 발행했다. 또 TV뉴스 방송 체험, 일기예보 체험 3D 취재뉴스 관람 등을 경험할 수 있었다.

3차시 - 8월 1일 “쉽게 배우는 콘텐츠 글쓰기”

3차시 수업에서는 기자로서 콘텐츠를 발굴하고 기사 글 쓰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 ‘맛있는 콘텐츠 글쓰기 10계명, 기사의 필수요소 육하원칙, 좋은 콘텐츠 찾기, 요리의 플레이팅 같은 제목, 콘텐츠 글쓰기’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이날 아이들은 쓰고 싶은 콘텐츠로 게임, 연예인, 영화, 축구, 와이파이 등을 이야기 했고 육하 원칙에 맞게 글을 쓰려고 노력했다. 잘되는 아이도 있었지만 나이가 어린 친구나 글쓰기가 익숙하지 않은 친구들은 조금 힘들어 했다. 그래도 게임을 통해 배운 육하원칙이 다양한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되기 바란다.

4차시 - 8월 5일 “우리들의 신문을 만들어요-1”

미디어 역사를 통틀어 제일 큰 형님은 신문이다. 이에 신문 만들기 체험을 처음 진행했다. 신문이 존재하는 이유와 신문의 구성에 대해 배우고 우리가 만들 신문 제목을 정했다. 기발하고 획기적인 제목 후보들이 나왔지만 가장 많은 표를 획득한 ‘재미있는신문’이 우리 신문의 제호가 되었다. 이후 ‘어떤 기사를 쓰고 어떻게 쓸 것인지 정하는 시간’과 ‘내가 쓰고 만든 기사, 광고, 퀴즈 등의 다양한 콘텐츠가 어디에 어떻게 들어갈지’ 편집회의를 진행하였다. 편집회의를 통해 정해진 대로 기사 작성을 시작했다.

5차시 - 8월 6일 “우리들의 신문을 만들어요-2”

신문 만들기 두 번째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지난 차시에 완성하지 못한 기사를 작성하고 카툰, 광고, 퀴즈 등을 제작하였다. 기사를 막힘없이 잘도 써 내려가는 기자들도 있고 쓰는 것이 조금 어려워 인터뷰로 대신한 예비 기자도 있었다. 또 집에서 기사를 작성해 온 친구는 아이디어가 팡팡 터지는 기발한 광고와 카툰, 퀴즈를 쓱쓱 싹싹 만들어 냈다. 옆에서 담당 선생님은 편집장이 되어 기자들이 들고 오는 기사들을 첨삭해 주고 컴퓨터로 타이핑해 주었다. 기사와 다양한 콘텐츠들을 신문에 삽입하며 신문을 완성해 나갔다. 이날 제작한 신문은 멋지게 인쇄되었다.

 
<뉴미디어 타고 동작하라> 어린이 기자들이 직접 제호를 정하고 기사, 광고,카툰, 퀴즈 등의 콘텐츠를 생산한 후 선생님이 편집한 신문이다.

6차시 - 8월 8일 “랄랄랄라~~ 오늘은 라디오 스타-1”

6~8차시까지는 라디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수업이 진행되었다. 라디오도 신문과 더불어 미디어의 형님뻘. 첫 수업은 공중파 라디오와 팟캐스트 방송 알아보았다. 또 아나듀오(아나운서+프로듀서 합성어), 프로듀서, 스크립터, 오퍼레이터 등 라디오 직업군에 대해서도 배웠다. 이후 1인 방송을 제작하는 과정, 동작FM 방송 듣고 오프닝 대본 쓰기, 본인이 작성한 대본을 가지고 오프닝 녹음하기와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이크에 목소리를 녹음하고 파일을 통해 들으며 신기해 하기도 하고 방송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가기도 했다.

7차시 - 8월 12일 “랄랄랄라~~ 오늘은 라디오 스타-2”
라디오 방송 두 번째 시간으로 오프닝, 브릿지, 클로징 멘트를 직접 쓰고 라디오 실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시간 오프닝 쓰기에 이어 브릿지와 크로징 멘트를 작성해 보았다. 또 팀을 짜고 주제와 역할을 정해 멘트 녹음을 했다. 길지 않은 대본이지만 방송을 통해 나간다는 부담감인지, 글을 잘 써내려 가지는 못했지만 예시를 들어주며 직접 쓸 수 있도록 독려했더니 모두들 자기의 멘트를 작성할 수 있었다. 직접 작성한 대본을 읽으며 브릿지와 클로징 부분의 라디오 방송 실습을 진행했다. 아직도 녹음 목소리가 어색해 자꾸 웃게 되는 어린기자들이다.

 

8차시 - 8월 13일 “랄랄랄라~~ 오늘은 라디오 스타-3”

라디오 방송 체험 세 번째 시간이다. 이날은 팀을 정해서 녹음을 하고 팟빵을 통해 방송을 송출한다. 아이들을 저학년팀, 고학년팀 두 팀으로 나눴다. 각 팀은 주제를 정하고 팀원의 역할을 분배하여 주제에 맞는 대본을 작성했다. 아이들은 스스로 게임, 아제 개그, 퀴즈, 사연소개 등을 방송의 주제로 정했다. 시그널이 흐르고 방송을 알리는 오프닝 멘트, 음악. 브릿지, 음악 그리고 아이들이 정한 주제의 본 방송까지...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의 진지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낭랑한 목소리와 넘치는 끼로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며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한 아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9차시 - 8월 19일 “레디 액션~유튜브 크리에이터-1”

수업 첫날 미디어의 종류를 알아보며 아이들에게 알고 있는 미디어를 적어 내라고 했다. 그날 가장 많이 나온 것이 ‘유튜브’였다. 아이들이 가장 잘 알고 많이 접했고 동경하는 미디어가 바로 유튜브라고 할 수 있다. 이 아이들이 가장 기다린 수업도 유튜브라고 생각한다. 유튜브 수업은 9~10차시 두 차시 동안 진행된다. 그 첫 시간에는 ‘유튜브란 무엇인가?, 유튜브 업로드 주의사항, 동영상 제작 시 주의사항, 동영상 기획안 짜기, 관련 앱 다운 받기, 동영상 촬영하기’ 등의 수업이 진행되었다. 역시 9회 수업 중 어린이 기자단의 눈이 가장 또렷 또렷하고 생기가 넘쳤다.


10차시 - 8월 20일 “레디 액션~유튜브 크리에이터-2”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식상하지만 딱 맞는 표현) <뉴미디어 타고 동작하라> 수업이 드디어 마지막 차시를 맞이했다. 이날 수업은 영상편집에 대한 이해와 영상편집을 하는 이유, 영상편집 순서, 스마트폰으로 편집하기 등을 배우고 각자 촬영한 영상을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렸다. 그리고 완성한 영상을 함께 감상하는 시간도 가졌다. 짧지만 직접 만든 영상이 화면에 나오니 신기해 하는 아이들. 수업을 모두 마치고 5~6차시에 만들었던 신문을 배부해주었다. 이들 중에는 마지막 수업인 것이 너무 아쉬워서 심화교육을 만들어 달라는 이도 있었다.

아이들은 미디어 주체로 우리는 미디어 전문가로 UP↑

<뉴미디어 타고 동작하라> 취지는 1차적으로 우리 마을 아이들에게 ‘올바르게 미디어를 배우고 미디어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통해 미디어의 주최로 키우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2차적인 것은 미디어 하는 엄마들의 역량강화다. ‘라디오 방송을 하고 동작맘 매거진을 함께 만드는 엄마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우리는 미디어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있다. 그동안 라디오 방송을 할 때 방학특집에 아이들이 참여했는데, 그렇게 즐거워할 수가 없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니 미디어 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기획되고 진행된 수업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방송과 잡지를 만들 때 보다 우리의 역량이 훨씬 더 강화되었고 미디어를 보는 관점도 어느 전문가 못잖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우리는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받으러 갔는데, 강사들이 강의 내용은 우리가 이미 스터디를 통해 나누고 공유했던 내용의 일부였다.
미디어 좀 하는 엄마들의 미디어 교육 전문가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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