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는 9단, 기자는 초보인 동작맘들이 만들어가는 매거진

[동작맘 생각]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아

안녕하세요. <삶에 그림책이 물들다.> 그림책아트 미연샘입니다. 어른 아이인 저는 힘들 때마다 그림책에서 위로와 힘을 얻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삶이 그림책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른으로 살기 힘드시죠? 마음의 위로가 필요하시죠? 제가 그림책으로 안아드리겠습니다.

글 | 토실맘•김미연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잘 지냈어?”
“잘 지내긴 세끼 밥해주느라 미치겠다.”
“회사 관두고 쉬지도 못했겠네.”
친구는 마흔이 넘자 강압에 못 이겨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계획 있어?”
“글쎄... 마케팅 말고는...”
“전공 살려서 하면 되겠네.”
“아~지겨워. 18년 했으면 많이 했어.”
“좋아하는 거 있어?”
“좋아하는 거? 나? 글쎄...”
“천천히 생각해봐. 나처럼 빨리 달리다 훅~ 간다.”
친구에게 슈퍼 거북이처럼 살았던 지난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유설화 작가 <슈퍼 거북>처럼 살았던 저의 이야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유설화 작가 <슈퍼거북>, 책읽는 곰 (2018)

 
‘토끼와 거북이’ 경주에서 거북이가 우승한 거 아시죠? 거북이는 저였습니다. 독서미술 연구원은 힘들다고 중간에 모두 포기해서 리더가 되었습니다. 실력을 쌓기도 전에 성인 수업을 하였지요.



그림책 강사, 미술학원 원장님, 논술지도 강사들 앞에서 위축되었습니다. “그러게, 슈퍼 거북이가 저렇게 느릴 리 없지.”처럼 실력이 들통날까 봐 겁났습니다. 그래서 죽기 살기로 공부했습니다. 학교 다닐 때 이렇게 했으면 서울대는 문제없겠지요. 




생계형 강사는 밤낮이 없습니다. 폐강되지 않고 버티려면 두 세배는 노력해야 했어요. 그때의 습관이 불면증이 되어 잠 못 들고 있습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더군요. 강사로 인정받았습니다. 독서미술지도사 교재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꾸물이는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깜짝깜짝 놀라곤 했어. 한 천 년은 늙어 버린 것 같았거든.” 저도 좀비였습니다. 남들 수군거림이 무서워 몸 망가지는 줄도 몰랐습니다. 가족들이 외로워하는 줄도 몰랐습니다. 슈퍼 거북이로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숨이 턱턱 막혔습니다. 죽을 거 같았지요. 슈퍼를 던져버리고 거북이가 되기로 했습니다. 힘들면 쉬고... 열정이 생기면 달리고... 취미생활도 하고... 천천히 속도를 찾아갔지요. 좀 수군거리면 어때요. 하느님도 안티팬 있잖아요. *^^* 여러분 그림책 자세히 보세요. 거북이 곁에 누가 있지요? 바로 개구리와 달팽이랍니다. 


거북이가 위축되어 횡단보도를 건널 때 “우리의 영웅” 플래카드까지 들고 응원합니다. 그들이 신랑과 딸 같아서 고마웠습니다. 여러분! 빨리 가려고 조바심내지 마세요. 그러면 금방 지쳐요. 토끼랑 비교하지 말고 내 속도로 천천히 가세요. 제가 외롭지 않게 개구리와 달팽이가 되어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만 거북이가 되어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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