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는 9단, 기자는 초보인 동작맘들이 만들어가는 매거진

[반려동물 가족] 또 하나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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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년째 흑석동에서 동네 작은 이웃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있어요. 동네 고양이는 얼마나 살다가 죽을까요? 운이 좋아 캣맘이 있는 곳에 살면 3~5년 정도 살다 갑니다. 

글·사진 | 양길선·냥이


파김치를 담기 위해 파를 다듬고 있는 한 쪽에 ‘천향이’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파를 묶었던 끈이다. 끈을 들고 흔들어 주니 한 참을 논다. 그 모습에 집사인 나는 웃어 본다. 우리 집 반려묘 ‘천향이’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집엔어느새 세 마리 고양이가 있다. 모두가 길고양이 출신이다. 길고양이들이 집이 없다고 생각들 하지만 얘들도 ‘내 골목’, ‘내가 싸는 곳’, ‘내가 밥 먹는 곳’ 이 있다. 그래서 요즘은 영역이 있는 ‘동네고양이’라고 부른다. 우리집 냥이들은 아프거나 다치거나 해서 치료해 주고 임시 보호하다 키우게 된 경우다. 난 정식 캣맘 활동이 아닌 일종에 종교처럼 사람과 동네고양이가 잘 어울려 살면 좋겠다는 신념으로 자비로 사료를 사서 매일 5시면 늘 그 자리에 오는 녀석들에게 밥을 건네고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첫째 레오


우리 첫째 레오가 11살 때인 2018년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마음이 너무 힘들어 남은 노령묘 3마리만 모시고 살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별이란 사람이나 동물이나 애도의 기간 동안 많은 고통이 따른다. 둘째 쇼티, 셋째 벼룩, 넷째 천향이 각각의 개성으로 때론 시크, 도도한 매력이 있고, 개냥이처럼 애교도 부린다. 녀석들이 있어 우리 부부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반려묘를 키운다는 건 아이를 키우는 일과 흡사하다. 똥 치우기, 밥 주기, 물 채워주기, 청결 유지를 위한 청소 등 일이 많지만 우리 집의 활력소이다. 남편이 지방에서 일하고 돌아오면 냥이들을 먼저 찾을 정도다. 

둘째 쇼티



셋째 벼룩


넷째 천향이


요즘은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한다. 핵가족에 이어 현재는 원자 가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1인 가구가 증가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잘 케어하는 사람도 있고, 유기하여 사회문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충분한 학습도 필요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마음가짐과 태도가 동반되어야 한다. 예쁘고, 귀엽고, 외롭다고 무심히 반려동물을 들이게 되면 후회할 일이 생긴다. 다치거나 아플 경우 우리나라는 아직 반려동물보험이 없어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과 정성도 사람한테 만큼 든다. 이런 어려움이 닥칠 때 쉽게 유기하는 기사들을 접하면 마음이 아프다. 




산책시킬 때나 소음 문제로 이웃 간에 갈등이 없게 만반의 준비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 돌봄을 통해 어른이 되었다. 동네고양이도 생명이다. 캣맘들의 돌봄으로 TNR(Trap Neuter-Return,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하면 개체 수를 줄이고 밥을 먹고 배가 차면 쓰레기봉투를 찢지도 않게 된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이 된다면 조금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만약,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면 사지 말고 입양하기를 권한다. 가족을 입양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고 보살핀다면 ‘또 하나의 가족’으로 살 수 있다. 또한 장수의 비결인 웃음 보약을 주고 주인을 배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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