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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낳았어요] 재주 많은 오형제

재주 많은 오형제


주위에 보면 쌍둥이 키우는 집들이 종종 있다. 저출생 시대를 무색하게 행복한 둥지를 꾸리고 있는 동작구 대방동의 시끌벅적 독수리 오형제의 성장기를 들어 본다.


글 | 배정희·예지엄마77
사진 | 달샤베트





TV에는 독수리 오형제가 있다면 대방동엔 재주 많은 오형제가 있다. 도원, 성원, 준원 삼둥이와 4살 터울 쌍둥이 동생 정원, 재원이가 있다. 2020년 열 살 삼둥이와 여섯 살 쌍둥이의 하루도 지루할 틈 없는 생활을 이끌고, 키워낸 육아의 신을 만나 보자.

Q 쌍둥이 집안이었나요? 쌍둥이는 유전이라 들어서요.

A 양쪽 집안 모두 쌍둥이가 있던 터였지만 셋이라고 하니 많이 놀라고 걱정됐었죠. 임신 기간 내내 힘들기도 했고요. 삼둥이가 온 후로 잠도 거의 못 자고 무척 힘든 육아였는데 가끔 딸 가진 부모들을 보면 딸이 하나 있으면 좋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갑자기 임신이 되었어요. 그런데 또 쌍둥이라 놀랐습니다. 

Q 부부 손이 넷이라도 다섯은 정말 엄두가 안 날 것 같아요. 양가 부모님이 도와 주시나요? 아니면 남편이 함께 하나요?

A 맞아요. 양가에서 축복해 주시고 많이 도와주셨어요. 남편이 도와주는 게 아니라 그냥 자기일 이라 생각하고, 아이들을 돌봤어요. 남편이 아니었다면 아이들 키우기 힘들었을 거예요. 남편의 가족애는 100점 만점에 100점 주고 싶네요.

Q 오형제 육아 비법이 있을까요?

A 아이를 갖게 되는 부모들이 육아를 힘들어하는 것은 원래 육아가 힘들기도 하지만, 이를 위한 부모교육을 받아 본 적 없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갑자기 육아에 내몰리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치 전공과 아무 상관 없는 새 직장에 취직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경험이 쌓여 갈수록 육아도 익숙해 지더군요. 다른 부모들도 둘째 아이들은 좀 더 쉽게 키우잖아요. 이미 첫째를 키운 경험이 있어서요. 저도 쌍둥이를 키우면서, 뭔가 좀 더 쉬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3명보다는 2명이라 쉬워 보이는 것도 있고 삼둥이를 키워 본 경험이 재산이 됐죠. 아이들 성격이 다 달라요. 심지어 일란성 쌍둥이도 성격
이 각자 달라요. 아이들 각자 개성을 가지고 태어난 것으로 생각해요. 부모는 장점을 보려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삼둥이는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잖아요. 동생들과 형제애는 돈독한가요?

A 연년생도 아니고 그냥 태어나면서 3명이었던 삼둥이들이라 동생이 쌍둥이란 것을 어색해 하지 않아요. 여러 형제가 같이 있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굳이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나가지 않아도 다섯이 잘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면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마음만 들죠. 코로나19 상황에선 외롭지 않아서 다행이죠.

Q 아이가 다섯이면 육아에도 규칙이 있을 것 같은데요. 

A 아이들이 여러 명이라서 가끔 서로 뭔가를 동시에 요구할 때가 있어요. 간식을 먹고 싶을 때, 목욕을 먼저 하고 싶을 때, 양치질을 먼저 하고 싶을 때 등등이요. 이럴 때마다 태어난 순서대로 순서를 정해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어요. 이렇게 하면 아이들도 쉽게 수긍하고 따라 줍니다. 정말 정신없거든요.

Q 오형제가 성장하면서 부모로서 성취감이 남다를 것 같아요.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셨을 것 같은데요.

A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들을 다 말할 수는 없지만, 먼저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고요. 아이들 각각 꿈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지만 자기 장점을 잘 찾아서 갈고 다듬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예전처럼 동네 형, 누나들이랑 같이 자라는 시대가 아니잖아요. 아이를 키우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지만 사회적, 제도적 시스템도 아이들을 미래의 일원으로 여기고 현실적 지원이 필요해요. 저출생을 탓하지 말고 환경을 조성해 주는 국가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삼둥이를 처음 키울 때보다는 여러 제도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부모들이 보기에는 여전히 모자란 부분이 많습니다. 

오형제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전래동화 <재주꾼 오형제> 내용이 떠오른다. 각각의 재주가 남다르고 협동하면 더 큰 힘이 나는 형제애가 담긴 현명한 형제들 이야기 말이다. 특별하고 귀한 오형제를 키우면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부부의 마음이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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