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생태전환] 책추천_사람같은, 때로는 사람보다 나은
사람같은, 때로는 사람보다 나은
지구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사는 곳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이 지구
환경과 동물을 지배하는 삶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죠. 하지만 동물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책을 읽으면 아마 생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꾹꾹 눌러 읽다보면 동물도 사람과 다르지 않은 의미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마음에 닿는 동화의 울림은 머리로 받아들이는 ‘동물 보호 구호’와는 그 힘이 다릅니다. 아이와 함께 읽는 엄마들의 필독서를 추천합니다.
글 | 최윤제•토리
어디에도 쓸모 없는 것은 없다
<푸른 사자 와니니> 이현, 창비
몸집이 작고 사냥을 못하는 어린 암사자 와니니는 무리의 리더 마디바 할머니가
‘쓸모없는 아이’라고 결정하여 무리를 떠나야 했다. 하지만 와니니는 자신이 예민한 청각과
후각을 가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점을 이용해 무리를 떠나서도 살아남았다. 오히려 위기에 처한 무리를 돕기 위해 자신을 버린 무리를 찾아 마디바 할머니와 맞선다.
“초원의 어디에도 쓸모 없는 것은 없었다. 하찮은 사냥감, 바닥을 드러낸 웅덩이, 썩은 나무 등걸, 역겨운 풀… (중략) 마디바가
쓸모없다고 여길 그 모든 것들이 지금껏 와니니를 살려주고 지켜주고 길러 주었다.”
초원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삶이 얼마나 치열한지, 쓸모 없어 보이는 그 초원의 생명력이 얼마나 뜨거운지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자신을 규정한 틀에 갇히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와니니의 모습을 보면 동물의 삶이 사람과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는 책이다.
결코 지배할 수 없는 야생동물의 삶
<어니스트 시턴의 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 이야기>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 푸른숲주니어
늑대 왕 로보의 가슴 아픈 사랑, 현명한 지도자 까마귀 실버스팟, 당차고 용감한 숨꼬리토끼 래기러그, 그리고 지독한 모성애로 스스로
자식의 삶을 끝낸 어미 여우 빅슨까지 하나같인 가슴 아픈 결말이다. 작가는 야생동물의 삶에 매료되어 야생동물을 관찰하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모두 실화이다.
“빅슨은 모성애가 매우 강한 여우였다. 하지만 빅슨의 가슴속에는 모성애보다
더 고매한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어미 여우는 독의 힘을 잘 알고 있었다. 새끼가 자유롭게 살고 있었더라면 분명 독이 든 먹이를 가려내는 방법을 가르쳤을 것이다. 하지만 빅슨은 가슴속의 모성애를 억누르고 새끼를 자유롭게 해주기 위한 마지막 방법을 선택했다. 새끼의 구차스러운 삶을 어미 스스로 끝내는 것이었다.”
사람만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고차원적 사고능력과 고결한 감정. 빅슨의 이야기를 읽고도 과연 그 생각을 바꾸지 않을 수 있을까? 이미 세 마리의 새끼를 잃고 마지막으로 남은 새끼였는데… 모성애를 억누르는 어미 빅슨의 선택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도심에서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 이야기
<까칠한 아이> 남찬숙, 대교북스주니어
위 두 책이 야생동물의 삶을 가까이 들여다보는 책이라면 <까칠한
아이>는 우리와 함께 사는 반려 동물 이야기이다. 흥미로운
건 이 책의 서술자가 고양이라는 점이다. 시골에서 태어난 고양이가 어느날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도시의 아파트로 오게 된다. 까칠한 사춘기 딸 때문에 힘든 엄마가
고양이를 키우면 성격이 좀 나아질까 싶어 데리고 온 것이다. 그러나 고양이의 시선에서 관찰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재미있다. 딸의 “까칠함”은 고양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을 고양이만 안다.
“도시가 네가 원하던 곳이 아니라면 다른 곳으로 가면 되지. 자유로운
고양이는 늘 선택을 할 수 있어. 물론 그 선택이 언제나 만족스러운 건 아니야. 그렇지만 그게 어때서? 때로는 성공하고, 때로는 실패하고, 또다시 도전하고...
그러면서 넌 멋진 고양이가 되는 거야.”
우리는 우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돌본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에선 오히려 가족들이 반려동물에게서 힘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 흔히 도심에서 살아가는 반려동물은 삶에 대한 선택권 없이 사람에게만 의지해서 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인간과 반려동물이 평행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책 이미지 출처_교보문고,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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