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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예술인] 그림책 작가의, 어떤 날

어떤 날, 제10회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수상작
주윤희 글/그림, 현북스


 

그림책 작가의, 어떤 

2020년말 제10회 앤서니브라운 그림책 공모전에 <동작맘 매거진> 표지를 그려준 주윤희 선생님의 수상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 책이 올해 출판된다는 너무나 기쁜 마음으로 섭외를 하고 화창한 봄날 미소가 아름다운 그와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마주 앉았다.

 

사진 | 주윤희

| 김용화지누마미



 

Q 이제 자연스럽게 주 작가님이라 불러야겠어요. 어떻게 그림책 작가가 되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대학도 미술을 공부했어요. 졸업 후에는 캐릭터 디자인에 매료되어 캐릭터 회사에 입사해 한 시대의 문화였던 싸이월드의 스킨 디자이너 및 제품 팬시 디자이너로 일했었죠. 그 후엔 패브릭의 매력에 빠져 유아복 디자이너로 일하며 바쁜 일상을 보냈어요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터라 현재는 2017년 ‘아이코 내코를 시작으로 그림책 작가로 살고 있어요. '인생은 초콜렛 상자와도 같다.'라는 유명한 영화의 명대사처럼 앞으로도 무슨 일을 또 하고 있을지 알 수가 없 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이번 작품이 몇 번째 이야기인가요.


2017년도에 독립출판물 일러스트 에세이 <또 다시, > 이외에 그림책으로는 세 번째 이야기 입니다. ‘아이코 내코’, ‘다고쳐 박사의 비밀’, ‘어떤 날까지 작업했네요.



다고쳐 박사의 비밀, 주윤희 글/그림, 북극곰



Q 그림과 스토리를 혼자 작업하는 그림책을 그리게 된 동기가 있으신가요.


회사원이 천직인 줄만 알고 있었던 저에게 그림책은 제 인생에서 제2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어요. 회사에서 중요한 품평회를 앞두고 무리 한 탓에 건강에 이상 신호가 와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저 스스로에게 '지금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물음을 던지게 되었어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는 결정에 주위의 만류도 있었고, 저 또한 안정된 삶에서 불확실한 삶으로의 결정이 절대 쉽지는 않았죠. 그래서 그림책 한 권 내 보고 회사로 돌아가자 했던 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져 와 몇 년째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안 돌아 가고 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겠네요. 회사로 다시 돌아가지 않으려는 구실을 만들며 열심히 그림책을 만들고 있어요. 제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Q 2021 5 5일 어린이날에 출판된 새 그림책 소개 부탁드려요.


출판사에서 어린이날 선물같이 출간하면 좋겠다고 출간일을 55일 어린이날로 맞춰 주셨어요. 또한 어른 독자에게도 <어떤 날>이 지친 일상에 특별한 선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어떤 날>, 도시의 무더운 밤에 피곤하고 더위에 지친 아저씨가 퇴근 고 돌아와 집안에서 겪는 상상과 현실을 오가는 판타지 그림책이에요.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어떤 가구가 어떤 동물로 변했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있어요.

 

Q 환경과 동물에 대한 고찰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어떤 날> 궁금하네요.


그림책 <어떤 날>, 모두가 잠든 밤 단조롭고 늘 반복되는 일상을 지내던평범한 어떤 날주인공에게 일어난 결코평범하지 않은 어떤 날을 그리고 있어서 제목을 어떤(특별한) 날로 정하게 되었어요. 이 책에서 저는 동물원의 동물들이 자유로워지고 일에 지친 사육사 아저씨도 훌훌 털어버리고 휴가를 떠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어요


동물원은 인간의 관점에서 구경거리로 좁은 우리에 동물들을 가두고 인간이 주는 먹이를 줌으로써 그들의 야생성마저 잃어버리게 합니다. 일부에선 멸종 위기 동물 보호 명목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것이 동물들을 위한 일인가요? 동물권이 제대로 지켜 지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Q 전 그림책이 흔하지 않던 세대 사람이어서 아이들이 그림책을 통해 많은 상상과 경험을 했으면 하는데 요즘은 초등 저학년 시기를 지나면 유치하다고 안 읽으려고 하더라고요. 선생님은 어떠셨어요.


저는 전집 세대로 세계 명작동화로 유년 시절을 보냈어요. 그때엔 아이들이 보는 동화로만 생각했던 책들이 어른이 된 지금 생각 해 보면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란 것에 놀랍니다. 저마다 표현의 방식은 다르지만, 그림책 안에 인생도 있고 철학도 담겨있고, 그때 읽었던 이야 기들이 밑거름되어 아이들과 함께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Q 다고쳐 박사님을 지나 동물원 친구들 이야기 다음 버전은 무엇이 될지 궁금하네요. 혹시 앞으로의 계획 공유해주실 수 있으세요.


<드림in공존> 모두의갤러리 카페 익스큐즈미에서 6 12일 부터 7 10일까지 원화 전시회를 해요. 저도 동작구민인데 동작구의 새로운 문화공간에서 독자 여러분과 만날 수 있게 되어 설레네요


차기 작품은 아직 시놉시스 단계로 가시화된 건 아니지만 자연의 섭리에 관한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려 합니다. 저의 관심사가 주로 동물과 사람, 자연, 환경이다 보니 그런 이야기들로 독자들과 소통하게 될 것 같아요. 끝으로, 힘든 요즘이지만 평범한 내 일상에 조금만 귀 기울여 보면 <어떤 날>의 스토리처럼 특별한 일상이 내 앞에 펼쳐 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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