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맘, 청년을 만나다] 월간시장, 전통시장과 동네를 연결합니다.
월간시장, 전통시장과 동네를 연결합니다.
얼마 전 카페에서 주문을 기다리다가 우연히
벽에 붙은 전단지를 통해 <월간시장>을 알게 되었다. 카페에서 참기름을? 아, 공동구매구나. 적혀진 글에서 방앗간 사장님의 정성과 철학이 느껴진다. ‘집에 참기름이 남아
있던가?’하던 찰나에 이미 주문 기간이 지난 걸 알고 얼마나 아쉬웠던지. 다음
공구는 또 안 하려나? 다음 상품을 뭘까? 월간시장은 어떤 회사야? 라는 궁금증만 더해간다. 그래서 <월간시장> 남연수 대표(이하 ‘월간시장’)를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글 | 김은제•소녀주부
사진제공 | 월간시장
소녀주부 | 전에 저희 매거진 인스타를 통해 연락을 하신 적이 있더라고요. 그때는 저희 매거진 발행시기가 아니어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만남을 요청한 것도 있어요. ‘월간시장’은 어떤 곳인가요?
소녀주부 | 저는 흑석동에 살고 있어요. 마을버스에서 ‘월간흑석’ 광고를
많이 봤는데 이름이 비슷하더라고요. 혹시 같은 팀인가요?
월간시장 | 흑석동 분들은 ‘월간흑석’을 많이 기억하고 계시더라고요. ‘월간흑석’은 ‘¹⁾인액터스’라는 동아리에서
만든 프로젝트였어요. 중앙대 근처 ‘흑석시장’의 활성화와 청년 1인
가구 식생활을 돕는 ‘반찬 배달’ 서비스로 2018년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반찬가게와 협업, 품목확장, 배송인력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어요. 이 과정에서 평소 시장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들이 더 시장을 이용해야
시장이 더 활성화될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목표를
바꿔 올해 3월부터 동작구 전체의 ‘지역 활성화’라는 더 큰 비전을 가지고 ‘월간시장’으로 다시 시작했습니다.
외부일정 외에는 학교 내 창업팀을 위한 공간에 회의를 진행한다.
소녀주부 | 그런 어려움이 있었군요.
저야 살림을 하면서 시장도 자주 이용하고 참기름, 미숫가루 같은 재료를 많이 접하는데 대학생으로서
전통시장에서 적합한 상품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월간시장 | 전통시장을 직접 다니면서 상인 분들께 많이 배웠어요. 저희 판매했던 미숫가루, 참기름, 된장을 판매하시는 분 모두 본인 상품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세요. 참기름은 국산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방앗간 사장님을 통해 참기름의 품질은 재료를 얼마나 빨리 수급해서 기름을 짜는지에 달렸다는 것을 배웠죠. 재료의 원산지 이외에도 재료의 재배자, 조달자, 가공자, 판매자 등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확인합니다. 흔히들 전통시장 먹거리의 장점으로 "손맛"을 꼽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재료 자체 뿐만 아니라 그 재료를 가공하는 ‘사람’에 집중하고 있어요. 상품을 발굴할 때 사장님과 말씀을 많이 나눠보고 제조 공정을 꼼꼼하게 확인하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저희가 직접 느낀 상인 분들의 마인드와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품 홍보에 담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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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품목 조사를 위해 전통시장 답사는 필수다 (성대 전통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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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답사 중 한 컷 |
소녀주부 | 대표님하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스타트업에서 열정을 불태웠던
시절이 떠오르네요. 팀원분들은 ‘월간시장’을 시작하기 전에
창업에 대해 관심이 많으셨나요?
월간시장 | 저는 광고홍보학이 주전공이고 경영학을 복수전공 하고 있어요. 4학년 1학기에 마케팅 인턴으로 근무한 적이 있어요. 마케팅은 포장하는 것, 즉,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상품을 포장해서 만드는 것 말고 직접 기획을 하고 싶더라고요. 창업동아리를
알아보다가 인액터스에 가입하게 됐죠. 저를 포함해서 6명의
팀원이 있는데요. 어떤 팀원은 실행력은 관련된 책을 아무리 읽는다고 해도 그것을 적용하지 않으면 길러지지
않아서 창업을 하게 되었다고 했어요. 창업에 대한 각자의 생각이 다르지만 창업이라는 게 꼭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지 않아도 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소녀주부 | 앞으로 계속 공동구매를 진행하시나요? 다음에는 저도 꼭 구매하고 싶어요.
월간시장 | 지금까지는 2개월에
한 번씩 ²⁾MVP를 기획하고 있고 하반기에 정식으로 서비스를 런칭할 계획입니다. 동작구에 전통시장이 13개가 있는데요. 그만큼 좋은 상품도 많고 좋은 상인도 많아요. 한 달에 한 번 여러
상품을 발굴해서 공동구매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재는 주민 분들이 더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사이트 개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직접 주민 분들께 원하는 품목을 추천받을 계획도 있어요. 지금보다 더 많은 협업 카페도 찾아야죠. 저희가 지역 상권 활성화와
더불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지역주민 간의 상생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동작맘 분들에게는 특별한 할인도 제공할 계획이니 꼭 공구 해보시길 바래요.
²⁾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기능 제품을 지칭하는 용어로 제품이나 컨셉의
가장 초기단계. MVP 출시를 통해 창업가는 아이디어를 시장에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를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소녀주부 |저희 매거진이 올해 생태전환을 주제로 기획한 만큼 자원순환, 제로웨이스트 등의 이슈에 대한 ‘월간시장’의 생각을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월간시장 | 저희는 ‘지역
내 생산, 지역 내 유통, 지역 내 소비’를 추구하고 있어요. 지역활성화를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탄소 발자국을
줄인다는 의미에서 환경적 장점이 큰 것 같아요. 특히 카페에서 수령하는 구조를 통해 택배 포장재를 줄일
수도 있고요. ‘월간흑석’을 진행할 때 가게에 가서 직접 픽업을 하는 고객이 있었는데 매번 용기를 가져오셔서
담아가시더라고요. 앞으로도 그런 니즈가 더 늘어날 것 같아요. 향후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데 있어 환경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저희가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돈을 받고 하는 일은 아니에요. 학생들이 좋은 취지로 열심히 뛰고
있으니 좋게 봐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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