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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추천해요] 나의 키오스크는 무엇일까?

나의 키오스크는 무엇일까?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두가 경제적, 정서적 고립감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파산한 가계, 장기 실직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들 만이 아니다. 자녀를 종일 돌보는 전업주부부터 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맞벌이 부모, 한 부모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김미연 · 토실맘

 

‘엄마 밥 주세요. 배고파요.’ 딸은 알람시계처럼 깨운다. 밤새 강의 준비로 새벽에 겨우 잠든 나는 좀비처럼 머리를 풀어헤치고 터벅터벅 걸어가 냉장고 문을 열었 다. 달걀 두 개, 김치, 된장, 고추장 이게 전부였다. 그동안 귀찮아서 배달음식만 먹었더니 식재료가 없다. ‘그냥 시켜 먹을까?’ 말에 딸은 인상을 쓰며 집밥이 먹고 싶다고 했다. 할 수 없이 달걀 두 개를 깨서 스크램블을 만들어 주고 커피 한잔 마셨다. 온종일 작은방에서 비대면으로 강의하고 생활용품과 음식은 배달을 시켰다. 꼭 필요한 외출 이외엔 나가지 않았다. 문득 키오스크에 사는 올가가 생각났다.





올가는 자기 몸 하나 겨우 들어가는 좁고 작은 가게키오스크에서 산다. 신문이나 잡지, 복권을 파는 아주 작은 가판대에서 여행잡지를 보며 만족한 삶을 산다. 가끔 올가도 일이 힘들어 키오스크를 벗어나고 싶지만, 여행잡지를 읽으며 바다를 꿈꾼다. 키오스크에 꽉 끼는 올 가의 모습은 지금의 나와 같아 답답하다. 올가에게 이곳은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일까? 올가가 원하는 삶일까? 나처럼 성공이나 부유함보다는 적당히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사는 걸까? 꿈을 꾸기엔 두렵고 불안한 현실이다.

 

어느 날 아침, 신문 뭉치를 안으로 들여놓으려다 과자를 훔치려는 남자애들을 발견한다. ‘안 돼!’ 소리치며 잡으려다 그만 키오스크가 넘어졌다. 갑자기 올가의 세상이 뒤집혔다. 나도 세상이 뒤집히는 일들이 참 많았다. 그럴 때마다 자책하며 안주했다. 하지만 올가는 키오스크가 들어 올려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알고 잠깐 산책을 한다. 산책길에 희한한 개를 데리고 있는 신사를 만났다. 개는 신이 나서 올가 주위를 빙빙 돌았다. 올가의 다리는 목줄에 감겨 그만 강물에풍덩빠지고 말았다. 키오스크 안에서 보는 것과 밖에서 경험하는 세상은 차이가 컸다. 올가는 강물에 몸을 맡기고 흐르고 흘러 바다까지 갔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말처럼 그녀의 표정은 참 편안했다. 어떻게 저런 표정이 나올까? 나라면 불안감에 허우적거리다 그만 가라앉았을 것이다. 해변에 도착한 올가는 아이스크림을 팔며 살고 있다. 밤에는 여행잡지를 보며 꿈꾸던 그 황홀한 석양을 바라보며 새로운 꿈을 꾼다.

 

나의 키오스크는 무엇일까? 엄마, 아내, , 며느리 역할? 행복하지만 벗어나고 싶은 역할이다. 올가는 키오스크를 벗어던지는 꿈을 꾸지 않았다. 왜일까? 올가도 나도 키오스크가 삶이 기에 함께 가야 한다. 변화 앞에서 안주할 것인가? 나아갈 것인가? 선택해야 한다. 일상 속에서 자신의 키오스크를 수용하고 당장 무엇이 되지 못하더라도 꿈을 꾸어야 한다. 지치고 힘든 현실이지만 꿈을 꾼다면 하루는 모험이 되고 삶은 원하는 대로 바뀔 것이다. 꿈은 희망이 되고 가능성을 만들어서 할 수 있게 만든다. 하루를 꿈꾸며 살자. 인생 말고 하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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